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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_4월호 | 85 ’ 09 FE 훈련을 마치며... 훈련기간 중 날씨가 맑고 바다가 잔잔하다 던 기상예보는 여지없이 어긋나고 있었다. 실전을 대비해 훈련은 항상 더 힘들어야 한 다고 외치는 듯 훈련기간 내내 바다는 심술 궂다. 적과 싸우기 이전에 파도와 싸우는 법 부터 배우라 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어둠 을 지키며 배를 지휘하는 함교, 그 중앙에 섰 다. 이런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나의 눈은 드넓은 우주 속의 인간의 한계를 말해주는 듯, 그리 신통치 못하다. 지금 이 순간, 레이더는 나의 눈이 되고 음 탐기는 나의 귀가 되어 나는 또 하나의 감각 신경을 가진 새로운 존재로 숨죽이며 어둠 속을 지켜본다. 지금 저 어둠 속, 수면 속 어 디에선가 나를 노리는 눈이 있다. 반대로 나 는 내 모든 감각을 집중하여 수면 속 어딘가 에 숨어있는 적을 찾고 있다. 숨 막히는 머리 싸움이다. 여기서 믿을 것이라고는 심혈을 기울여 정 비하고 검사했던 우리배의 장비들뿐이고, 의지할 것이라고는 지금 내 옆에 있는 동료 들뿐이다. “Sono buoy 음탐 접촉! 탐색 및 공격 단대 형성! 본함 지휘함!”머리가 쭈뼛 선다. 당직사관을 인계하고 전투정보실로 뛰어 내려가 항공기를 호출하여 교신하 며 정보를 교환한다. 이리저리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잠수 함을 계속해서 추적한다. 기나긴 추적과 끈질긴 노력 끝에 드디 어 항공기 공격 성공! 상황은 종료된다. 긴박했던 일련의 훈련들이 끝나고, 돌아보며 생각해보니 그간 노력을 기울이던 각종 훈련들이 실제 상황에서 고스란히 나의 지식이 되고 Know-How가 되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 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우리의 바다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는 해군의 중요한 전력인 안양함을 타고 있다는 자부심과, 그런 함 정을 조함하고 승조원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책임감이 동시에 느 껴진다. 이번 KR/FE 훈련은 해군의 차원에서 보면 연합작전능력을 배양하는 계기가 되었고, 나의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면 머릿속 에서 맴돌던 가상훈련이 실전으로 투영되는 전환점이 되는 뜻깊 은 훈련이었다. 이제야 말로만 듣던“실전 감각” 이라는 것이 어 떤 것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훈련의 교훈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더 많이 배우고 더 많 이 깨달아 나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 ” 긴박했던일련의훈련들이끝나고, 돌아보며생각해보니그간노력을기울이던각종훈련들이실제상 황에서고스란히나의지식이되고Know-How가되었다는것을몸으로느낄수있었던시간이었다. 우리의바다를지키고국민을보호하는해군의중요한전력인안양함을타고있다는자부심과, 그런 함정을조함하고승조원의안전을책임진다는책임감이동시에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