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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_4월호 | 65 한산도 제승당을 찾아서 있는 모습은 이순신 장군의 왜군에 대한 압승의 혼을 담았다고 한다. 눈앞에서 일렁이는 쪽빛바다를 마주한 여흥에 젖고, 부산하게 날아드는 갈매기떼를 지겹지 않을 만큼 구경 하다보면 어느새 배는 한산도 앞에서 머뭇거린다. 30여분쯤의뱃길을지나도착한한산도... 그 옛날 조선시대에 나라에서 말을 키우던 목장으로 관리되기도 했던 한산도의‘한’ 은‘크다’ 라는 뜻에서 유래한 ‘한섬’ , ‘한뫼섬’등으로 불려졌으며 그 외에 ‘閑’ 을 ‘막는다’ 라는 뜻으로 풀이하여 충무공이 왜적을 막아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민간어원설이 있다. 첫발을 디딘 방문객의 첫인상은 섬이라 해도 이 곳 이 지역민만이 아닌 국민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갖춘 곳 이라 할만큼 선착장부터 깔끔히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 이다. 한산도 선착장에서 해안길을 따라 제승당으로 가는 길은 마치 수목원을 방불케 한다. 겨울부터 피고 지기 를 반복하는 동백과 이른 봄을 알리는 매화, 아름드리 소나무와 대나무, 느티나무, 은목서, 꽝꽝나무, 사철나 무, 아왜나무, 배롱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새 봄 햇살을 머금어 싱그럽기 그지없다. 하트모양의 만을 이룬 바다는 마치 호수처럼 잔잔하고 바다 밑 조개껍질 을 셀 만큼 맑다. 제승당 초입에는 우물이 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 지만 장군이 무려 1,340일 동안 머물면서 군사들과 함 께 사용했다는 우물로 바다와는 불과 10여 미터 거리인 데도 짠맛이 전혀 없고 수량도 풍부했다고 한다. 아직도 고여있는 우물... 식수로 사용하지는 못하더라 도 예전처럼 두레박이라도 하나 두어 관광객에게 물을 퍼 보는 기쁨을 맛보게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3월, 마침 한창 물기를 머금고 피어나는 수목에 살짝 가려진 제승당의 모습은 얼핏 보아서는 그 전술적 가치 를 가늠하기 어렵게 한다. 그러나 남해의 많은 섬들이 겹겹이 위치하고 있는 가 운데 충무로 이어지는 내륙의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는 한산도와 W자 형의 만(灣) 끝 구릉에 세워진 제승당 터 는 내륙과 부산으로 향하는 왜선들의 움직임을 한 번에 간파하고 대응할 수 있는 진(陣)을 가능하게 하는 천혜 의 요새이기도 하다. 후일 명나라 장수 장홍유도 과연 진을 둘만한 곳이라 찬탄하였다 하니 새삼 천문지리에 능통한 장군의 안목 에 찬탄이 절로 나온다. 봄의 향기를 그윽히 풍기고 있는 목련 충무사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