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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역사탐방 64 | REPUBLIC OF KOREA NAVY 섬과의 인연은 날씨가 결정한다. 아무리 가고 싶어도 날씨가 심술을 부릴 때는 포기해 야 하는 것이 섬으로의 여행이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차를 몰고 다니던 육지 사람들은 얼핏 적응되지 않지만 날씨가 좋지않아 왕래가 끊겨도 섬사람들에게 하루 이 틀쯤은 예사라 안달복달도 없다. 한산도를 찾는 날은 다행히 먼 수평선까지 선명히 보 이는 화창한 날이었다. 통영여객선터미널 선착장에서 한산도로 가는 배를 기 다리는 시간은 모처럼의 섬 여행에 막연한 설레임과 들 뜬 기분을 안겨준다. 1시간마다 운행되는 ‘통영-한산 도’배는 마침 주말을 맞아 상춘객들로 시끌하다. 부두 를 벗어난 배는 이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한산도로 향하고 지나치는 크고 작은 섬들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해안절벽과 단애(斷崖)의 비경을 하나씩 수줍은 듯 보여주며 낯선 방문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뱃 길 여행의 묘미가 바로 이런 것이리라. 멀리 바다와 하늘이 경계한 모호한 그 곳을 응시하노 라면 생각마저 아득해지는 것 같다. 한려수도의 아름다 운 300리 뱃길이 시작되는 곳이 여기던가? 내면에 이 는 시름조차 잊게 만드는 남해의 경치에 잠시 숨이 멎 는다. 한산도의 초입에 다다를 때쯤이면 거북등대가 보이는 데 물밑의 암초인 수중여 위에 설치한 등대로 이 곳은 왜선이 암초에 걸려 많이 난파했다는 곳이다. 지나치기 쉬우나 자세히 보면 거북선 아래의 독특한 형상이 눈길 을 끈다. 일본을 돼지에 비유해 거북선이 돼지를 깔고 한산도에 도착한 관광객들 제승당을 향하는 소롯한 길 옆의 바닷물은 조개껍질을 셀만큼 맑다 제승당으로 오르기 위한 한산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1,340일간이나 사용했던 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