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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은 인력, 배, 무기, 식량의 부족과 억울한 모함 을 이겨내고 임진왜란의 해전에서 23전 23승을 이끌어 낸 위대한 제독이다. 특히 이순신은 명량해전에서 기적 과 같은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순신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백의종군 하던 중 원균 이 이끌던 우리 수군은 칠천량 해전에서 전멸하다시피 패한다. 이에 다급해진 임금은 이순신을 다시 삼도수군 통제사로 임명한다. 이때 장군이 넘겨받은 전력은 당시 칠천량 해전에 참가했던 경상우수사 배설이 전투 초기 전장에서 도주하는 바람에 그나마 온전했던 전선 12척 과 패잔병이 전부. 게다가 전선을 인수한 1597년 8월 18일로부터 채 한 달이 안 되는 시점인 9월 16일에 133 척의 적선과 맞서 명량해전을 치르지 않으면 안 되었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싸움. 하지만 놀랍게도 결 과는 이순신의 완승이었다. 우리의 배는 단 한 척도 잃지 않으면서 명량해협으로 진입한 적선 31척을 격침시켰던 것이다. 이러한 기적과 같은 승리가 가능했던 이유는 이순신 의 탁월한 리더십 덕분이었다. 이순신은 죽을 각오로 솔 선수범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장병들의 분투를 이끌어 냈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적선의 기세에 눌린 조선 수군 은 전투를 시작하기도 전에 주춤주춤 물러나기 시작했 다. 이순신의 배만이 명량의 급류 위에 남아 고군분투하 는 용기와 헌신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부하들의 동참 을 이끌어 냈다. 또한 긴박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명량해 협이라는 천혜의 요지를 전쟁터로 선택하는 전략과 전 술의 탁월성 등 이순신은 제독에게 요구되는 핵심역량 을 두루 갖추었다. 이 외에도 이순신이 보여준 리더로서의 덕목 중에는 21세기의 리더들이 꼭 갖추어야 할 것들이 많다. 오늘날 군대, 정부, 기업, 학교 등 모든 조직에서 윤리성과 투명 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므로 이순신이 보여준 청렴결 백과 공정성은 현대의 리더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다. 또한 이순신의 부하사랑과 詩心이 풍부한 인간성은 감 성적 리더십이 강조되는 지금 리더들이 갖추어야 할 요 소다. 이와 더불어 신제품 개발 등 각종 혁신을 추진해야 하는 경영자들은 거북선과 같은 새로운 전함의 개발을 주도한 이순신의 혁신의지와 추진력을 벤치마킹하여야 한다. 전쟁터에서 7년간 난중일기를 남긴 치열한 기록정 신 역시 지식과 정보의 수집, 축적과 공유가 경쟁력의 원 천인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본받아야 할 점이다.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한음 이덕형은 이순신이 전사 한 후 임금에게 올린 보고서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저는 전에 이순신을 모함하는 말만 듣고, 이순신이란 사람이 재간은 조금 있어도 진실성과 용감성은 남보다 못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신이 남해안 곳곳의 해변가 주민들을 만나 그들의 말을 들어보니, 모두가 이 순신을 칭찬하여 그를 한없이 아끼고 존경했습니다. … (중 략) … 노량해전의 승전보고가 있던 날 군량을 운반 하던 인부들이 그의 전사소식을 듣고, 무지한 노약자들 마저 눈물을 흘리며 서로 조문까지 하였으니, 이처럼 사 람을 감동시키는 것이 어찌 우연한 일이겠습니 까?” 역사란 과거를 통 해 현재를 조명 하고 미래를 투시 하는 거울 일진데, 그 지울 수 없는 역 사 속에 여전히 빛 나고 있는 성웅 이 순신은 오늘날 우 리가 마주하고 있는 어 려움을 헤쳐나가는데 가장 훌륭한 리더의 역 할모델(role model)이 라고 하겠다. 21세기에 왜 이순신리더십인가? 2009. 3_4월호 |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