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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er><font style="background-color:#ffffff;font-size:14px"> 석등은 부처의 광명을 상징한다 하여 광명등(光明燈)이라고도 하는데, 대개 사찰의 대웅전이나 탑과 같은 중요한 건축물 앞에 배치된다. 불을 밝혀두는 화사석(火舍石)을 중심으로, 아래로는 3단의 받침돌을 두고, 위로는 지붕돌을 올린 후 꼭대기에 머리장식을 얹어 마무리한다. 8각 바닥돌 위의 아래받침돌에는 엎어놓은 연꽃무늬를 큼직하게 조각해 놓았고, 그 위로는 장구모양의 가운데 기둥을 세워두었다. 장구모양의 특이한 기둥형태는 통일신라시대에 호남지방에서 유행했던 것으로, 이 석등은 그 중에서도 가장 전형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다. 기둥 위로는 솟은 연꽃무늬를 조각한 윗받침돌을 두어 화사석을 받치도록 하였다. 8각으로 이루어진 화사석은 불빛이 퍼져나오도록 4개의 창을 뚫어 놓았다. 큼직한 귀꽃이 눈에 띄는 8각의 지붕돌 위로는 머리 장식이 온전하게 남아있어 전체적인 완성미를 더해준다. 이 석등은 통일신라 헌안왕 4년(860)에서 경문왕 13년(873) 사이에 세워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석등 뒤에 세워진 각황전의 위용과 좋은 조화를 보여주며, 약간의 둔중한 감이 느껴지긴 하나, 활짝 핀 연꽃조각의 소박미와 화사석, 지붕돌 등에서 웅건한 조각미를 간직하고 있어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 작품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