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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이후 미국의 정보공동체 개혁 97 는 출중한 능력을 가진 소수 정예요원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정보 분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32) 그런데 미국의 정보공동체는 조직과 인원을 늘림으로써 예산을 낭비했을 뿐만 아니라 업무 효율성이 저하되는 등의 악순환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3. 상상력 제고의 제도화 성과 미흡 9/11 진상조사위원회는 9/11 테러 예측에 실패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 ‘상상력의 부재’에 서 비롯되었음을 지적하면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33) 상상력 부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제시된 정보공동체 조직개편은 효과적인 결과를 산출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상상력 부재 문제를 해결하는 대표적인 방안으로 NCTC를 들 수 있지만 사실상 문제 해결에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NCTC는 9/11 진상조사위원회가 제안하여 ‘2004년 정보개혁법’에 따라 서 설립된 기구이다. NCTC의 기본적인 목표는 테러 관련 정보를 한 곳으로 집중시켜 정책결정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주자는데 있다. NCTC는 분석관들이 테러 관련 특정 현안을 보다 심층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줌으로써 상상력을 제도화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실제로 NCTC 설립과 함께 분석관들은 9/11 이전에 경시되었던 테러 위협 판단과 경고 기법을 보다 빈번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테러 위협을 예 방하는데 있어서 NCTC가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볼 수도 있다. 32) 존스(R.V. Jones)씨는 1993년 2월부터 1995년 1월까지 DCI로 재직했던 울시(R. James Woolsey)로부 터 ‘현재 과학기술정보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받았던 인물이다. CIA는 과학정보분석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존스의 이름을 딴 매달을 수여하고 있다. Robert M. Clark, Intelligence Analysis: A Target-Centric Approach(Washington DC: CQ Press, 2004), p.xv; and Taylor and Goldman(2004), p.423. 33) Joshua Rovner and Austin Long, "The Perils of Shallow Theory: Intelligence Reform and the 9/11 Commission," International Journal of Intelligence and Counterintelligence 18(2005). p.609. 9/11 테러와 정보실패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혹자는 탈냉전 이후 국제안보 위협요인에 대한 미 국무부, 정보기관, 국방부 사이의 인식의 차이와 유기적 협조 부재 등 국가체제 내부의 제도적 결함을 지적하기도 한다. 실제로 국방부는 테러 위협보다는 미사일 방어(MD)계획에 중점을 두었으며, 정보기관들도 냉전시대와 다름없이 여전히 러시아를 가장 중요한 정보목표로 설정하고 가장 많은 인원과 예산을 배분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결정적인 요인은 국방부나 정보기관들이 탈냉전기의 변화된 안보위협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 의회에서 탈냉전기 변화된 안보상황에 부응하여 정보공동체 조직과 활동에 대한 대폭적인 개혁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공동체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논의는 전웅, "9.11테러, 이라크 전쟁과 정보실패(Intelligence Failure)," 국가전략 , 제 11권 5호 (2005), pp.5-40을 참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