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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국방연구 제51권 제2호 Ⅰ. 서 론 냉전시대 동안 CIA, NSA, FBI 등 미국의 정보기관은 구소련 제국과의 비밀 정보전을 효 과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미국 내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누려왔다. 그런데 미국의 최대 적대국이었던 소련체제가 붕괴하고 냉전이 종식되면서 정보환경에 있어서 일대 변화가 나타났다. 그러한 변화에 부응하여 미국의 정보공동체에 대한 개혁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실제로 그러한 개혁안이 일부 추진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보공동체 내부에서 개혁에 대한 조직적인 저항이 있었고, 그로 인해 개혁의 성과는 지지부진을 면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미 정보공동체는 개혁에 실패함으로써 조직체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저하되었고, 그로 인해 9/11 테러 사건이라는 뼈아픈 상황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9/11 테러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정보공동체는 개혁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9/11 이후 정 보기관 개혁을 위한 위원회가 최소 10개 이상 만들어졌으며, 2004년 초까지 최소 7개의 ‘정보개혁위원회’(intelligence reform commission)가 활동하면서 정보공동체의 개혁을 주도했다. 정보공동체 조직 개편과 관련하여 9/11 이후 국토안보부와 국가정보장(DNI)이라는 부서가 새로이 신설되었다. 정보예산도 9/11 이전 연간 300억 달러 정도였는데, 이후 400억 달러 이상 수준으로 대폭 증액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조직 개편과 예산·인원의 증편에도 불구하고 정보활동의 효율성은 기대했던 만큼 증진되지 않았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실 정보예산이나 인원이 부족해서 또는 조직이 없어서 정보기관이 실책을 저지르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정보환경에 적응하여 변화와 혁신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만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미국의 정보공동체는 그러한 면에서 매우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9/11 이후 미국 정보공동체의 조직과 운영방식에 어떤 변화들이 있었 으며, 그것이 과연 정보기관들 간의 정보공유를 비롯한 제반 문제점들을 효과적으로 개선하였는가를 평가해보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도되었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본 연구는 첫째, 9/11 이후 미 정보공동체 개혁의 진행 경과 및 내용을 살펴보고, 둘째, 그러한 개혁을 통해 정보활동의 효율성이나 성과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평가해 볼 것이며, 셋째, 앞으로 미국 정보공동체의 운영 및 활동에 있어서 개선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서 논의해 본다. 마지막으로, 미국 정보공동체의 개혁 사례를 한국의 실정에 적용하여 얻을 수 있는 교훈점들을 도 출해보는 것으로 결론을 맺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