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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이후 미국의 정보공동체 개혁 105 아직은 정착되지 않은 단계에 있어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지는 않으며, 향후 얼마나 성공을 거둘 수 있을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현재까지의 진행 실태를 보았을 때 정보기관들 간에 정보공유나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정보활동의 효율성도 기대만큼 향상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 점에서 9/11 이 후 미국 정보공동체의 개혁 시도는 그다지 성공적인 것으로 인정되기 어렵다. 미국 정보공동체의 개혁 사례에서 보았듯이 새로운 조직을 창설하고, 예산과 인원을 증가 시키는 것으로서 정보활동의 효율성 또는 성과가 증대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9.11 테러 예측에 실패한 것과 이라크 WMD 정보판단의 왜곡은 정보예산이나 인원이 부족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사실 새로운 조직이 창설되면 오히려 협조해야 할 기관이 늘어나서 정보공유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인력이 늘어나면 업무 성과가 향상될 수도 있지만, 쓸데없는 일만 만들어 내면서 정작 필요한 업무는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예산 증가 역시 업무 성과 향상으로 직결되지 않을 수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미국 국토안보부의 예산이 흥청망청 낭비되고 있다는 내용의 비판적인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50) ‘슈피겔’지에 따르면 국토안보부가 수십억 달러를 들여 보안업체들한테서 쓸모없는 각종 장비들을 사들이고 세금을 쓰는데도 뚜렷한‘초점’이 없다고 지적했다.51) 미국 정부의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국토안보부의 33개 국토보호 프로그램 가운데 고작 4개만이 지금까지 효과를 보 고 있다고 한다.52) 한편, 한국은 미국의 정보공동체와 구조적으로 매우 상이하여 미국식 정보공동체 개념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다만 선진 각국들은 정보기관들은 간에 유사기능을 통합하고 정보공유와 협력을 강화시켜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것을 기본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9/11 이후 미국의 정보공동체도 그러한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했지만 그 결과는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앞서 언급했던바, 인원과 조직, 그리고 예산을 대폭 증대시켰지만 정보공유와 협력이 그다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효율성은 제자리 수준이거나 오히려 저하된 것으로 지적되었다.53) 그런 점에서 한국 50) 인터넷 한겨레, 2005. 6.15, http://www.hani.co.kr/section-007100001/2005/06/... html (검색일: 2005년 12월 20일). 51) 인터넷 한겨레, 2005. 6.15. 52) 그 외에도 3억 달러에 사들인 선박 컨테이너 핵탐지기가 기능이 부실하여 폭탄과 동물들의 배설물, 바 나나를 구분해내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 세관 관리들은 이 기기를 사용하지도 않고 구석에 방치해두고 있다고 한다. 국토안보부 산하 교통안전국이 구입한 폭발물 탐지기도 12억 달러를 들여 구입했는데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국 보안업체들이 ‘미국의 장래’를 지키기 위해 만들었다면서 국토안보부를 상대로 판촉을 벌였고, 이를 통해 구입된 많은 제품들이 무용지물로 드러났던 것이다. 인터넷 한겨레, 2005. 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