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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국방연구 제51권 제2호 그러나 NCTC 설립을 통해 상상력 부재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논리적으로 취약하다 고 지적된다. 9/11 진상조사위원회는 관료조직은 구조적으로 상상력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TTIC을 확대 개편하여 NCTC를 설립한 것은 관료조직의 비대화를 초래함으로써 상상력의 부재를 오히려 악화시켰다. 분석관의 숫자를 늘린다고 상상력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 엄격한 채용제도와 전문적인 교육훈련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 없이 단순히 관료조직의 인원을 늘리게 되면 오히려 조직의 업무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요인 이 될 것이라고 지적된다.34) 9/11 진상조사위원회는 NCTC가 정책결정권자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계를 확립하여 정책 결정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 경우 정책결정자가 NCTC의 견해를 지나치게 신뢰하거나 의존함으로써 다른 대안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NCTC의 직접 보고하는 체계는 다른 견해 또는 경쟁가설을 무 시함으로써 의도한 바와는 달리 상상력을 억제하게 될 수 있다. 9/11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제시했던 상상력 제고와 정보기관들 간의 정보협력은 사실상 조 화되기 어려운 상호 모순되는 개념이라고 본다.35) 상상력은 고정관념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사고를 의미한다. 반면에 정보기관들 간의 협력은 분석관들이 동일한 종류의 위협과 시나리오에 초점을 맞출 것을 요한다. 정보기관들 간에 원활한 협력을 위해서는 의견 일치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중앙집권화된 조직이 효과적이다. 반면에 중앙집권화된 조직에서는 상상력이 발휘되기 어렵다. 따라서 정보기관들 간의 정보협력과 상상력을 동시 에 향상시키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요컨대, 미국의 정보공동체는 탈냉전기의 변화된 안보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그 로 인해 9/11 테러를 사전에 막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9/11 이후 정보기관의 개혁은 완결된 것이 아니고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다소 성급한 평가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의 진전된 상황은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은 듯하다. 정보공동체의 개혁이 주로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예산과 인원을 증가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추진되었던 반면, 정작 정보공동체에 대한 DNI의 통제력, 정보기관들 간의 정보공유, 정보활동의 효율성 등은 기대했 던 만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34) Taylor and Goldman(2004), pp.416-435. 35) Rovner and Long(2005), p.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