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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해 군 군 93 그물의 양보다 하루에 건져내는 양이 더 많아졌고, 이내 함수 갑판은 사람이 발 디딜 공간이 없을 정도로 폐그물이 쌓여 갔다. 크레인에 달려오는 커다란 폐닻을 보면서‘드디어 해냈다!’ 라는 성취감은 이내 가슴속에서 뿌듯함으로 변하 였고, 작업을 하면서 힘들고 지친 몸과 마음은 기쁜 마음으 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차올랐다. 끌어올리는 폐그물에 비례하여 외부에서는 우리에게 많 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 주었는데, 어느 날은 기자단 30여명이 와서 우리 배를 취재하여 뉴스에도 나오고, 또 어느날은 처음엔 성과를 기대하지 않던 연평도 어민들이 찾아와 팥빙수와 약간의 음식을 전해주기도 하였다. 작업을 할땐 몰랐으나 연평도 어민들이 직접 이렇게 응원을 해주니비로소‘아 - 우리가 국민을 위한 일을 하고 있구나’하는자긍심과 사명감으로 더욱 신이 나 열심히 작업을 하였다.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인양한 엄청 난 양의 폐그물을 보고 있으면 훌륭히 임무를 완수했다는생각과 함께 가슴 한편에 남아있는 씁쓸한 마음을 지울 길이 없었다. 이렇게 많은 폐그물이 바다 속에 있었다니... 폐닻, 폐와이어 등등 심지어 냉장고도 건져 냈다. 몇몇 사람들의 무책임한 이기심으로 인해 어민들의 삶의 터전인 바다가 쓰레기장 못지않은 곳으로 변모해 가는 게 정말 안타까울 뿐이다. 내 자식 먹여 살리기 위해 바다에 나와 작업을 하면 물고기나 꽃게보다 폐그물이 더 많이 올라오는 상 황을 보고 있는 어민들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이제나마 우리 평택함이 나서서 어민들의 시름을 덜어주 고 있으니 그 일원의 한 사람으로서 뿌듯하기 그지없다. 환경이란 어느 한 사람이 나서서 지킨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개개인 모두가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사소한것 하나라도 조심히 여기고 어려워해야 한다. 마치 우리 대 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평택함’ 이라는 배를 움직이는 것 처럼 국민들 모두가 뭉쳐서 한마음으로 환경보전에 대한마음가짐을 갖고 또 실천해 나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러면 몇 년 뒤 우리는 더욱더 맛있는 연평도 꽃게를 맛 볼수 있지 않을까? 비록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아래 친구들과즐겁게 바닷가로 피서를 가지는 못하였지만 우리는 그보다도 더 값진 경험과 추억들을 연평도에서 가져 갈 수 있 었다. 2008년 8월 연평도에서 해군 평택함의 한 사람으로서 가 질 수 있었던 모든 기억은 후에도 영원히 8월의 그 어떤 바 캉스보다도 내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92 NN AAVV YY 내 머릿속에 연평도는 수시로 북한군이 도발하고, 두 번이나 북한군과 교전이 벌어진 한마디로 우 리 해군에겐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곳이라는, 부정적인 이미 지로만 각인되어 있었다. 그곳에 바로 우리‘평택함’ 이 간다고 전해 들었을 땐 대 원들 누구나 걱정 반, 두려움 반으로 술렁이고 있었다. 그것도 연평도 어민들의 요청으로 폐그물 인양이라는 어려운작전을 수행한다고 들었을 땐‘과연 우리가 해낼 수 있을 까?’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그리고 D-Day, 우리는 사전에 진해에서 작업에 사용할 장구 및 실제 상황을 가정한 팀워크 훈련 등을 통해 100%임무완수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한 채 비장한 각오로 연평 도로 출발하였다. 연평도에 도착한 우리는 곧 작업을 시작했으나, 작업을 시작한지 며칠이 지나기도 전에 기상이 악화되었다. 처음에 우린 단정을 이용하여 폐그물을 탐색하였는데, 단정을운행하려면 1.5m 미만의 파고와 1nm 이상의 시정이 확보되어야 하지만 연평도 바다는 낯선 자들의 방문을 그리 달 갑게 여겨주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 후로 며칠이 지나자 엎친데 덮친격으로 태풍‘갈매기’ 가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진해에서 연평도까지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는데 기상악화에 태풍이라니...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대원들 모두 다시금 마음을가다듬고 2함대에 입항한 후 기상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리 고 있었다. 며칠이 지나고 기상이 호전되자 우리는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6명의 숭고한 영혼에게 참배를 하고 굳은 각오로 다시 연평도로 출항하였다. 이내 작업이 재개되었고, 기상 또한 처음과 다르게 연일 양호한 상태가 계속되었다. 뜨거운태양 아래에서 갑판은 용광로를 안은 듯 열기를 뿜어냈지 만 모두들 열심히 준비한대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처음에는 열심히 한 만큼 그리 큰 성과는 올리지 못하였 다. 하지만 작업을 거듭할수록 조금씩 모자란 부분을 알게되었고, 더욱 효과적인 인양 방안을 조금씩 조금씩 찾아갈수 있었다. 결국 몇 가지 시도 끝에 가장 효과적이라 판단되는 작업 방법을 찾아내었고, 몇 번의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내 모두들 익숙해져 작업은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진행될 수 있었다. 그 결과 처음 10여일 정도 건져냈던 폐 한여름 연평도에서 보낸 바캉스 평택함 상병 신 익 수 인양한 엄청난 양의 폐그물을 보고 있으면 훌륭히 임무를 완수했다는 생각과 함께 가슴 한편에 남아있는 씁쓸한 마음을 지울 길이 없었다. 이렇게 많은 폐그물이 바다 속에 있었다니…… “ ” 해군글광장 - 평택함 연평도 폐그물 수거 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