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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 - [오우가] 고산 윤선도가 56세 때 지은 오우가는 전체 6수의 연시조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려 시조의 경지를 한 단계 높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첫 번째 수인 서시에서는 벗을 하나 하나 열거하고, 다음부터 이어지는 다 섯 수에서는 수(水-물), 석(石-돌), 송(松-솔), 죽(竹-대), 월(月-달)의 특질 을 특출한 시각과 언어로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담겨진 자연물들은 모두 윤선도가 추구했던 유교적 덕목과 이상을 고스란히 간직한 것들로서 다른 자연물들과의 대비(물의 경우에는 구름, 바람과의 속성 대비, 바위의 경우 에는 꽃, 풀과의 속성 대비 등) 속에 그 특징이 극대화되어 나타나고 있 다. 또한 주요 소재와 몇몇 단어를 제외한 전 구절을 모두 한글로 표현하 여 자연물이 지닌 관념성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윤선도] 고산 윤선도는 정철, 박인로와 더불어 조선시대 3대 시가인으로 꼽히는 문인이다. 26세에 진사에 급제하여 관직에 오르나 이후 수차례의 당파 싸 움에 휩쓸려 여러 차례 유배생활을 하게 된다. 이는 윤선도가 당시에 정치 적으로 열세에 있던 남인 가문 출신이라는 점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는 서인 세력에 맞서 왕권의 강화를 주장하였으나 이는 서인의 탄압을 받는 계기가 되었고 결국 그의 생에 있어서 20여 년의 유배생활과 19년의 은거 생활을 남기게 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유배, 은거 기간은 아이러니하게 도 그가 자신의 문학적 역량을 다지고 빼어난 작품을 세상에 남기는 계기 가 되었다. 당시 조선 문학의 특징은 자연 친화, 자연과의 거리감이 극도로 좁혀진 삶을 다루었다는 점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윤선도의 삶을 통해 추론해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다. 하지만 윤선도는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