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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심님의 인천강화 피학살자 告由文 임인년 유세차 상월 초하루 인천강화 피학살자 영가여! 삼가 고하나이다 오천년 사직 보존하는 님의 원혼 부르나니 가신님의 흔적 어데가고 없어 슬프고 가슴아픈 사연 불초 후손들이 모두 참여해야 되지만 부초(浮草)같은 인생살이 참여하지 못한죄 용서 하소서 만고 천추의 한을 담아 제올리오니 송구한 마음 다함이 없나이다. 안천강화 영령들의 원혼과 피눈물 하늘과 바다 땅에 뿌려지고 꿈같고, 환상같고, 허공의 그림자 같은 안타까운 칠팔십년 세월이여 어디로 흘러가버렸나이까 인천강화 피학살자 영가여! 참으로 분하고 슬프고 원통하도다! 강산에는 고색창연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건만 한줌의 재는 왜 그렇게 어두운 그림자로만 보여지는가? 이제 우리는 구곡간장(九曲肝腸) 깊이 서린 슬픔을 거두려하나이다. 온 것이 아니니 간 것도 아니라는 학살의 현장을보고 정녕 깨우치게하고 말리라. 기억하고 역사에 길이 남기리라 아! 오매불망 보고싶은 조부모형제 천상에서 재회(再會)하리라! 한장의 고유문 불에태워 바람에 날려 천상(天上)에 계시는 님들에게 보내드리리라 인천 강화 피학살자 영가여! 후예들의 지조와 신념으로 역사에 길이 남긴 발자취 삼가 맑은 술과 제수로 공손히 올리오니 원하옵건데 흠향 하옵소서 임인년 상월 초하루 유족을 대표하여 김옥심 상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