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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로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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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해설 「논개」는 1922년 ≪신생활≫ 4월호에 발표한 작품으로 시집 『조선의 마음』에 수록된 대표작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임진왜란 당시 왜장을 끌어안고 진주 남강의 촉석루에서 장렬히 떨어져 죽음을 맞이한 논개의 이야기를 끌어다 썼다. 푸른 강낭콩꽃으로 비유된 진주 남강의 물결은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상징한다. 그리고 이 물결을 수 놓은 붉은 양귀비꽃을 통해 논개의 의로운 마음, 즉 일편단심을 선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푸른색과 붉은색의 화려한 색채 대비와 유려하게 읽히는 리듬감으로 1920년대를 대표하는 수장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수주는 작품 속에서 논개의 '죽음'을 다루었음에도 오히려 그 죽음이 주는 강렬한 생명력을 표현하여 허무주의에 빠져있었던 당대의 작품들과 명백한 차별상을 보여주었다. 죽음조차 불사한 논개의 열정적인 삶은 수주가 당시의 청춘남녀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위로와 용기의 노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