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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건각사진 손기정이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하였을 당시 수주는 ≪동아일보≫에서 발행하였던 여성잡지 『신가정』의 편집자였다. 수주는 손기정의 사진에서 상반신을 잘라버린 채 두 다리만 확대하여 <조선의 건각, 세계를 제압한 두 다리>라는 제목으로 게재하였다. 그리고 결국 이 사진은 문제가 되어 종로경찰서 형사가 직접 잡지자로 찾아와 수주에게 책임을 물었다. 당시 수주는 짐짓 태연한 척하며, 손기정이 세계를 재패한 것은 다름아닌 '두 다리'이기 때문에 일부러 다리만을 확대하였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애초에 원본사진에는 일장기가 그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 될것이 없다고 형사에게 맞섰다. 하지만 형사자 정말 잘라버린 상반신 사진에 일장기가 없는지 확인하겠다고 하자 수주는 한참을 쓰레기장을 뒤져야 했다. 결국 쓰레기장에서 일장기가 없는 상반신 사진을 겨우 찾아서 보여주자 그제야 형사는 얼굴이 빨개져 돌아갔다고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