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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4월30일 토요일 11 (제184호) 독자마당 2021년 말 특 별사면 된 박근 혜전대통령은 지 난 3 월 2 4 일 병 원 에서 퇴원해 5년 만에 국민 앞에 서면서 “돌아보 면 지 난 5 년 은 저 에게는 무척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며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은 이제 또 다 른이들의몫이라고생각한다.”고했다. 그는 이날 정치적 발언은 일체 하지 않았다.문제인 대통령은 이날 “늘 건강 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축하 난을 보냈다. 윤석열 대통령당선인도 “건강이 허 락하신다면 다음 주에라도 찾아뵙고싶 다.”고 했다. 박전대통령은 “당선인도 건강을잘챙기시라”고했다. 박전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8분 동안 대국민 메시지 를 발표하고, 지지자와 관광객 약 5천명 은 풍선을 흔들며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했다. 박전대통령은 한 아이가 건넨 꽃다발을 받아들고 웃으며 마이크 앞에 섰다 . 그는 이 자리 에서 “힘들 때마 다 저 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 으로 돌 아갈 날 을 생각 하며 견 뎌냈 다.” 며 “제가 많이 부족했고 또 실망을 드렸 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이 따뜻하게 맞아 주셔서너무나감사하다.”고했다.“또다 른 좋 은 인 재들 이 고 향인 대 구에 서 도 약 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 할 수 있도 록 저의 작은 힘이 나마 보태려고한다.”고했다. 이날박전대통령은입주를기념하는약 과와 시루떡 등이 포함된 이사 떡 세트를 이웃한쌍계1리등총179가구에보냈다. 경북 김천에서 온 진무경(64)씨는 “차가 막힐까봐 새벽 6시에 출발했다.” 면서 “마음이 아쉬워 박근혜대통령이 마당으로 얼굴 한번 더 보여주실까 계 속기다리고있다.”고했다. 달성군주민김명숙(65)씨는“오랜기간 고생하셨는데고향에서편히보내시길바 란다.”며 “그래도 얼굴이 좋아보여서 다 행”이라고 했다. 이날 박근 혜전대통령 연 설도중소주병이10여m지점까지날아와 깨지는 소동도 있었다. 경찰은 소주병을 던진이모(47)세를상해미수등혐의로체 포했다. 이씨는 경찰에 “박전대통령이 인 혁당 사법살인에 대한 사죄를 하지 않아 보복한것”이라고진술했다. 박전대통령은 이날 오전 삼성서울병 원을 퇴원하면서는 “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며 “염려해 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지지자 200여명과 김기춘 전대통령 비서실장, 최경환전부총리, 조윤선전정무수석,황교안전총리등박 근혜 정부 시절 인사들도 함께했다. 그 는 이후 국립 현충원을 찾아 부친인 고 박정희 묘소를 참배한 뒤 대구 달성으 로 내 려 갔 다. 박전대통령은 이날 발언을 절제했다. 그러 나 사저 에 5000여 명이 몰려 들 정도 의 정치적 영향력을 보여준 만큼 앞으로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가 없다.박근혜정 부 때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국민 의 힘 김재원최고위원은 “박전대통령이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한 것은 “정치 활동 지금하고 있는 분들일 것”이라며 “이들에게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이뤄 달 라고 말 한 것 으로 볼 수 있 다.”고 했 다. 박근혜전 대통령과 윤석열대통령 당 선인이 만나면 보수진영의 결집이 이룰 수 있을 것라 는 기 대도 점 쳐 볼 수가 있 다. 윤석열당선인은 2016년 탄핵 정국에 서 최순실특검 수사팀장을맡아 일했고, 문 재인 정 부에 서 적 폐청 산 수 사를 지 휘 하며박근혜전대통렬을구속했다. 김기현 국민의 힘 원내대표는 이날 “만나서 서로오해가있었던것은 풀고, 또 서 로 함 께 통 합 하 는 모 습 을 보 이 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모습이 아닐까 싶 다.”고 했다.윤석열대통령당선인도 통 의동 집무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건강 이 어떠신지 살펴봐서 앞으로 찾아 뵐 생각”이라고 말한바 있다. 윤당선인은 이날 박근혜전대통령의 달성군 사저에 퇴원 축하 난을 보내고 “건강이 허락하 신다면 다음 주라도 찾아뵙고 싶다.”는 뜻을전달했다. 박근혜전대통령은 지난 4월 8일 자신 의 대리인으로 활동해오다 국민의 힘 대구시장 경선에 뛰어든 유영하변호사 를 공개 지지하고 후원회장을 맡아 “제 가 이루고 싶었던 꿈은 이곳 대구에서 유후보가 저를 대신해서이뤄줄 것으로 믿고있다.”고했다. 그리고 12일 오후 2시 윤석열당선인 은 박전대통령의 대구 달성군사저에 박 전대통령을 예방했다.2016년 국정농단 사건 특검 수사팀장과 피의자 신분이었 던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건 이번이 처음 이다. 박전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처음 보지만 아주 오래전에 만난 사람 같다.” 고 했 다 . 두 분 이 뵌 일 이 거 의 없 는 데 도 이런 어색한 만남에서 정말 이렇게 화 기애애한 분위기로 얘기할 수도 있구나 할정도였다고한다. 윤당선인께서는 박전대통령께 “참 면목이 없습니다. 그리고 늘 죄송했습 니다.”라고 했다. 박전대통령 재직 중 업적을 보면서 왜 국민들에게 제대로 홍보가 안됐는지 안타까움이 있다며 취 임하면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하 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전대통령은 감사를표했다. 한빛의메아리 박 희 학 븣숭덕전前참봉 (39)5년만에국민앞에선박근혜전대통령 뱚발뱞뱞행뱞뱞인:박순구 뱚취재편집:박상섭 뱚경영지원:박영일 기사제보븡광고신청븡구독안내 대표전화(053)588-7300 FAX(053)581-0067 뱚구독료년40,000 입금계좌:농협453013-55-000691 예금주:한빛신문 뱚뱜 42612 대구달서구달구벌대로1221(이곡동538-2)성창B/D5층 뱚뱜 본지는신문윤리강령및그실천요강을준수합니다 (2007년1월12일등록번호대구다-01225) 500만박씨성손의대변지 2007년1월24일창간(월간) 「목민심서」 12편은 어느 것 하나 귀하 고값진내용이아닌것이없지만,마지막 편인 해관(解官)이야말로 은근하게도 큰 의 미가 들 어 있는 내용 입니 다. 부 임(赴 任)으로 시작해 해관으로 끝나면서 적당 히 마 무리 하면 될 것 같 은 내 용이 지만 , 유 종의 미를 거두어야 한다는 뜻에서 곱씹 어 야 할 내 용이 참으 로 많은 한 편 입니 다. 벼슬이란 언젠가는 그만둘 수밖에 없다 는 것을 먼저 알 고 있 어야 한다 고 했 습니 다. 벼슬자리에 연연하여 언제까지라도 벼 슬자 리를 지킬 수 있다 는 생 각부 터 버 려야한다는것이다산의뜻이었습니다. 그래서다산은말합니다.아무리좋은벼 슬자리에 근무하고 있더라도 거기에 연연 해서계속해서그 자리를 지켜야 하겠다는 생각부터 버리라고 했습니다. “벼슬을 헌 신짝처럼 버리는 것이 옛사람들의 뜻이었 다.해임되고나서슬퍼하는태도를보이면 부끄럽지 아니한가(棄官如 , 古之義也. 旣遞而悲, 不亦羞乎.).”라고 말하고 벼슬을 잃고 슬퍼하는 것처럼 부끄러운 일은 없다 고했습니다.영원할수없는벼슬자리,언제 라도 그만두겠다는 각오로 임해야만 선비 다운모습이라고했습니다.속담에“벼슬살 이는머슴살이”라고했던것처럼아침에승 진하였다가 저녁에 차출당하기도 하니 믿 을 수 없는 것이 벼슬이니, 천박한 목민관 처럼관아를자기집으로알고오랫동안머 물리라는헛된생각은말라고했습니다. 벼슬을 그만두는 과정에서 맑은 선비와 지혜로운 선비가 나온다면서,그러지 못할 경우남의 비웃음이나받게 되어 그만두는 과정의어리석음을경계하였습니다.“평소 에장부를정리해두어서내일이라도곧떠 날수있도록하는것이맑은선비의기품이 다.장부의마감을명백하게하여후환이없 도록함은지혜로운선비의행실이다(治簿 有素, 明日遂行, 淸士之風也. 勘簿廉明, 살 無後患, 智士之行也. “遞代”).”라고 말하여 벼슬을 그만두면서 ‘맑은 선비(淸士)’와 ‘지혜로운 선비(智士)’로 대접받아야 한다 고 강조했습니다.목민관은 관아를 여관으 로여겨마치이른아침에떠나갈듯문서를 반듯하게정리해놓고늘행장을꾸려놓아, 가을새매가나뭇가지에앉았다가 훌쩍떠 나갈 듯이 하고,한 점 속된 애착도 마음에 두지 않아야 ‘청사’의 말을 듣는다고 했습 니다.장부를제대로마무리하여어떤경우 에도 뒤탈이 없게 해두는 것이 또한 ‘지사’ 라는 말을 듣는다면서 그런 목민관이기를 다산은기대했습니다. 이러한 다산의 이야기 를 종합해보면,벼 슬자리에오르는일도쉬운일이아니지만, 벼슬을그만두는일또한참으로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머슴살 이인벼슬에연연하지않는마음이제일중 요합니다.한번벼슬에오르면영세토록해 먹을생각을해서는안된다는원칙입니다. 언제라도 그만두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에 서항상모든장부는미리미리정확하게정 리해두고,또 회계처리나 재무관계도 미리 미리계산을마쳐어떤착오도나지않게해 서,그만두고나서더깨끗하고지혜롭다는 말을 듣도록 하는 일이 유종의 미를 거두는 목민관이라고했습니다. 그래서 다산은 가장 아름다운 ‘해관’ 의 모습을 멋지게 기술했습니다. “고을 의 어른들이 교외까지 나와 전별연을 베 풀어 목민관을 떠나보내면서 어린아이 가 어 미 를 잃 은 듯 인 정 어 린 말 을 주 고 받는다면 그거야말로 인간 세상의 지극 한 영광이다.”라고 해관의 아름다운 모 습을 기록해 놓았습니다.청렴하고 지혜 로운 목민관이 대접받는 영광이 거기에 있습니다. (임명직 공직자의 해관을 염 두에두었습니다.) 맑은선비(淸士)와지혜로운선비(智士) 박석무 다산연구소이사장 사명대사와 서산대사의 만남에 대해 전해지는 이야기에 이런 대목이 있다. 사 명대사가 서산대사를 찾아 금강산을 오 르고 있을 때, 서산대사는 굴리던 염주를 멈추고 상좌에게 말했다. ‘내려가 묘향산 에서 오시는 사명스님을 마중하여라’. 상 좌는 의아했으나 산을 내려가 보니 정말 사명대사가 계곡을 따라 올라오고 있었 다.이처럼보지않고도알아보는능력,상 대 를 꿰뚫 어 보 는 능 력, 말 하지 않아도 상 대의 신분을 알아봤고, 멀리서 다가오는 모습만 보고도 그의 생각을 알아차리는 능력을 가진 분들이 많다. 그분들은 탁한 기운을 없애고 맑은 기운을 가꾸며 좋은 생각만 하며 살아갔기에, 꿰뚫어 보고 바 로 볼 수있었다고 생각된다.요즘세상에 도 그게 가능할까? 실제로 가능하다. 다 만 그 정도 의 높 은 경지 가 되 려면 오 랜 수 양이 필요하고 세속에 물들지 않은 청정 한 몸 과 마음 을 유지 해야 한다 . 왜 항상 깨어 있어야 하는가? 깨어 있 는 상태는 어떤 상태인가? 깨어 있으면 무 슨 일을 할 수 있 는가 ? 깨 어 있 는 상태 란 하늘과 메시지를 교신할 수 있는 상태 라고말할 수있다.하늘로 신호를보내고 또 하늘 에서 주는 메 시지 를 수 신할 수 있 는 상 태이 다. 종 교시 설에 가 서 하느 님이 나 부처님께 예배를 하며 기원하는 것은 나의 뜻을 하늘로 보내는 송신행위이다. 이렇게 뜻을 보내는 송신은 쉽다. 그러나 하늘의 메시지를 수신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하늘의 메시지는 육감이나 직감 형 태로 오는 것이니 그 메시지를 수신하려 면 받 을 수 있 는 준 비, 즉 깨어 있 는 상 태 가 되어 있어야 한다.몸을 청정하게 만들 고,마음을비운상태가되면깨어있는상 태 라고 할 수 있 다. 즉 수 신용 안 테나 를 세 우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면 하늘로부터 무 엇을 수 신 받 을 것인 가? 문 제를 해결 하 기 위 한 지혜 를 받을 수 있 다. 그 리고 어 떤 일에 대한 구체적인 힌트(화두)도 받을 수 있다.그래서 깨어있는사람은 아무리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도 쉽게 해결하고, 시 야를 넓게 갖 고 있 기에 큰 그 림을 그릴 줄안다.항상깨어있는상태가되려면어 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항상 나눔과 배 려하는 고운 마음과 긍정적 사고를 일상 화하여 의식수준을 높이면서 정신이 살 아 있도록 한다. 둘째, 어떤 일을 결정할 경우에는 항상 옳은 방향으로의 善을 선 택하여 사고와 의식이 바르게 유지되도 록 한다. 셋째, 몸을 청정하게 만든다. 반 성을 많이 하여 무의식에 들어 있는 죄의 식을 삭제시켜 좋은 정보 데이터만 몸에 남아 있게 하는 것이다. 그리되면 내부나 외부의 유혹으로부터 마음이 흔들리는 일이 없어진다. 반성하고 감정을 통제하 며, 항상 옳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사랑을 적극실천하는노력이요구된다. 항상 깨어있기 위해서는 이 땅에 온 목적을 분명히 하 는 것도 중 요하 다. 대부분의 사 람들은 자기가 이 땅에온 목적을 거의 생각 하지 않고산다. 설령 생각하더라도 큰일을 하러 온 것처 럼 권위를 세우기도 하고, 잘난 척하기도 한다.큰착각이다.바로자기자신을위해 서 이 땅 에 온 것이 다. 사 랑을 실 천하 여 자 신의 영적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고 승급 시키러 온 것이다. 따라서 남에게 유익함 을 주고, 위함의 사랑, 나눔의 사랑, 봉사 실천의 사명을열심히 하는것이 좋다.이 러한 사랑 실천의 성과는 자신의 영혼의 역 량을 키워 영적 수 준을 높이 게 된다 . 남 을 위 해 큰 일을 하더 라도 그 성 과는 사실 상자기가가져간다. 따라서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에 쉬지 말고 사랑을 만들고 실천하는데 매진하 여야 한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기 때 문에 나는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항 상 자신을 돌아보고 자각해야 할 필요가 크다. 그리고 도끼를 들고 산에 가서 부 지런히 나무를 하는 틈틈이 도끼날을 갈 아야 한다. 도끼날을 가는 사람이 더 많 은 나무를 할수 있다. 반성명상을 통해 몸에 쌓인 부정적인 정보들을 없애고 마 음 보 를 비 우 면 사 랑 실 천 으 로 생 긴 좋 은 정보들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더 높 은 영적 성취를 위해 나를 다스리는 시 간이필요하다. 항상깨어있으라? 깨어있으면뭐가좋을까? 박승주전여성가족부차관 -어유봉(魚有鳳,1672~1744),『기 원집(杞園集)』 4권, 「한식이 지난 후 풍덕의 묘소로부터 서울로 돌아 오다가 시절을 느끼고 슬픔이 일어 내 마음을 주체할 수없어 말위에서 두보(杜甫)의 시구 ‘面上三年土 春 風草又生’으로 운을 나누어 읊조리 다[寒食後,自豊德墓下還京,感時興 哀, 懷不自已, 馬上, 以杜詩面上三 年土春風草又生,分쪘口占]」 [해설]어유봉의 본관은 함종(咸 從)이고 호는 기원(杞園)이다. 김창 협(金昌協)의 문하에서 수학하였 다.28세에 문과 초시에 붙었지만 복 시(覆試)에서 자신의 시험 답안지 가 바뀌는 부정을 당하자 과거에 미 련을 버리고 학문 연구에 몰두하였 다. 천거로 벼슬길에 나아가 승지와 시강원찬선 등을 지냈다. 18세기 호 락논쟁에서 낙론계를 대표하는 명 망높은학자로평가된다. 위 시 는 어 유 봉 이 4 월 한 식 을 맞 아 선영이 있는 풍덕(豊德)으로 성 묘를 갔다가 돌아오며 지은 작품이 다. 물고기가 뛰놀고 새가 노래하는 화락한 봄날이건만 그는 왜 이토록 괴로워하는가. 풍덕의 선영에 함께 잠들어 있는 아들 어도응(魚道凝, 1 694~1709)때문이다.어도응은 1709 년 4월 24일, 16세의 나이로 생을 마 감한다. 15세에 관례를 치르고 이듬 해 장가도 못한 상태에서 병으로 세 상을뜨고만것이다. 어도응은 어유봉에게 더없이 특 별한 자식이었다. 어유봉의 첫 아 들은 태어난 후 곧 죽었고 다음으 로 어도응이 태어난 뒤 또 아들 하 나를 얻었으나 그 역시 곧 죽었다. 세 아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자 식이 어도응이었다.어유봉이 복시 에서 답안지가 바뀌는 일을 당했을 때 당시 어른들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는데, 대여섯 살 먹은 어도응은 “아버님께서 다 시 과거를 보는 것은 옥을 진흙 속 에 넣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진언 하였다고 한다. 또 어유봉이 주역 을 읽으면서 괘효를 알려주자 손으 로 64괘를 그리고 이를 완상하는 등 무척 영리하고 특별한 아이였다 고 한 다 . 어유봉는 아들을 보고 돌아오면 서 두보의 「불귀(不歸)」가 떠올랐 다. 「불귀」는 두보가 사촌동생을 애 도하며 지은 시이다. 두보의 사촌동 생은 안록산의 난이 일어나 하북(河 北, 허베이)이 함락되자 그곳에서 1 5세의 나이로 불귀의 객이 되었다. 두보는 3년이 넘도록 시신이 수습되 지못한 채하북성어딘가묻혀 있을 사촌동생을 안타까워하며 마지막 시구에서 “얼굴 위로 삼 년간 쌓인 흙 에 는 봄 바 람 이 불 면 풀 이 또 자 라 겠지(面上三年土 春風草又生)”라 고 하였다.어유봉은 이 10글자를 각 각운자로 삼아 10편의 시를지어아 들에 대한 그리움과 자신의 슬픈 마 음을 표현하였다.위 시는 그 10편의 시가운데마지막수이다. 시 말미의 “회옹께서 하신 말씀을 세 번 되뇌어본다”는 무슨 말일까. 회옹은 송나라의 학자 주희(朱熹) 이다. 주희의 큰아들인 주숙(朱塾) 은 1191년 주희보다 먼저 세상을 떠 났다. 주희는 그해 오백풍(吳伯 銀) 에게 보낸 편지에서 “노쇠한 만년에 이런 화를 당하니 몹시도 견디기 힘 듭니다.바로 죽지 못한 데다 분수에 따라 버티면서 장례를 치르랴 아비 잃은손자를돌보랴,하는일마다마 음이 아프니 죽느니만 못합니다.[衰 晩, 遭此禍故, 殊不可堪. 旣末卽死, 又且得隨分支吾, 謀葬撫孤, 觸事傷 懷, 不如無生也.]”라고 하였다. 10편 의 시를 읊으며 아들을 추억하고 그 리워해 보지만 결국 아버지의 마음 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괴로 움만남을뿐이었다. 자식이 떠난 4월이 올해도 어김없 이 찾아왔다.봄바람은 영원할 것 같 던 겨울 추위도 녹였지만 한스러운 그 마음은 녹일 수 없다. 냇물에서 물고기가 뛰어놀고 지천에서 산새 가 노래하는 따뜻한 4월의 봄이지 만,그봄이모두에게따뜻한것만은 아니다. 글쓴이 김준섭(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 [책향기가난초향기보다향기롭다] 다행스러운 것은 먼지 묻고 좀이 슨 책 에 실 려 있 는 성 현 이 남 긴 향 기 가 사람에게 난초 향기가 스며드는 것보다더향기롭다는것입니다. 惟幸塵編뜻簡(유행진편두간) 聖 賢遺馥(성현유복) 不 앳如蘭臭之襲 人(불시여란취지습인)- 이황(李滉, 1501-1570) 『퇴계집(退溪集)』 17권 답기명언(答奇明彦)갑자(甲子) [해설] 이 편지는 퇴계 선생이 고 봉(高峰) 기대승(奇大升,1527~157 2)에게 갑자년인 1564년(명종19) 1 2월 27일에 보낸 편지로 『퇴계집』에 는 절략되어 실려있고,『양선생왕복 서(兩先生往復書)』 2권에 좀 더 완 전한모습으로실려있다. 이때 퇴계 선생은 고향에 물러나 있었는데, 고봉이 서울의 벼슬살이 를 그만두고 광주로 내려갈 생각을 전해오자 쓴 편지이다. 이 편지에서 퇴계는 추운겨울에늙고병든 몸상 태와 흉년으로 군색한 소식을 전하 면서도 책을 읽는 낙을 말하고 고봉 에게 벼슬에서 물러나 공부하게 되 거든 대단한 성취를 하게 될 것이라 고권면한다. 퇴계와 고봉은 사단칠정논쟁으로 유명하다. 편지로 진행된 논쟁은 15 59년부터 시작하여서 이때 이르러 서는 이미 서로의 견해에 대해 편지 를 충분히 주고받을 즈음이었다. 퇴 계 가 답 장 을 해 야 하 는 순 서 가 되 었 는데 답장을 미뤄두어 논쟁이 멈춰 있었다.이 후 1566년 고봉이 퇴계의 설을 수용한 사단칠정후설(四端七 情後說), 사단칠정총론(四端七情總 論)을 보내고 퇴계가 이를 승인함으 로써 사단칠정논쟁이 끝나게 된다. 고봉의 날카로운 비판은 논쟁 상대 자였던 퇴계가 가장 잘 알았다.그런 고봉의 매서운 공격을 모두 견딘 퇴 계의 저력과 인품이 돋보이는 구절 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게 낯설어진세상에서 3년째 봄을 맞는 다. 봄의 향기도 봄 꽃놀이도, 캠퍼 스의 낭만도 사라진 이상한 봄을 몇 해 째 겪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가 족을 잃은 사람, 건강을 잃은 사람, 생 계 의 방 도 를 잃 은 사 람 등 등 많 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다. 이 역병의 시기가 빨리 지나가고 아픔과 슬픔 이 낫기를 바란다.그리고 같이 공부 하는 사람들과 책 읽는 모임을 갖고 왁자지껄하게 뒤풀이를 하고 싶다. 비록 내가 맡는 책 향기가 난초향기 보다진하지않더라도.......... /글쓴이 남지만(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본 글은 한국고전번역원에서 메 일링서비스를통해받은것입니다. ●고전산책븣 모두에게봄이따뜻한것은아니다 潑潑川魚戱(발발천어희,팔딱거리며냇물에서물고기들뛰어놀고) 得得山鳥鳴(득득산조명,지천으로산새들울고있는데) 而我獨何事(이아독하사,나만홀로무슨일때문에) 默默抱苦情(묵묵포고정,묵묵히괴로운마음품고있는가) 穹壤莽無垠(궁양망무은,끝없는아득한천지처럼) 積恨何時平(적한하시평,쌓인이한어느때나평온해질까) 三復晦翁語(삼복회옹어,회옹(晦翁)께서하신말씀세번되뇌어본다) 終不如無生(종불여무생,“결국죽느니만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