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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1월31일 월요일 11 (제181호) 독자마당 뱚발뱞뱞행뱞뱞인:박순구 뱚취재편집:박상섭 뱚경영지원:박영일 기사제보븡광고신청븡구독안내 대표전화(053)588-7300 FAX(053)581-0067 뱚구독료년40,000 입금계좌:농협453013-55-000691 예금주:한빛신문 뱚뱜 42612 대구달서구달구벌대로1221(이곡동538-2)성창B/D5층 뱚뱜 본지는신문윤리강령및그실천요강을준수합니다 (2007년1월12일등록번호대구다-01225) 500만박씨성손의대변지 2007년1월24일창간(월간) 새해 세 번째 주가 지나갑니다. 무서운 전염병에 공포를 느끼느라 정신이 없고, 요란한 선거운동 탓으로 한가한 시간을 내 기가 불편한 세월입니다.전염병도 선거운 동도 개의치 않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일을 찾다보니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 뿐 입니다. 일생을 책과 함께 보내며 살아온 삶이지만, 어느 때나 이만하면 만족하게 책을 읽었다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다가 하 루를 보내는 경우도 많고, 세간의 일에 마 음쓰다가 며칠을 책과 멀리 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기 위해, 500권이 넘 는 저서를 남겼고 책만 읽고 글만 쓰느라 일생을 보낸 다산선생의 독서 이야기를 찾 아서 또 읽어 보았습니다. 다산은 독서 이 야 기 를 꺼 내 기 에 앞 서 인 간 삶 의 가 치 가 무엇인가부터 설명합니다. 아무리 아름다 운 의복을 입고 살아가는 삶도 무의미한 삶이고, 진수성찬의 맛있는 음식만 먹고 살아가는 삶도 별 것이 아니고, 연지분을 바르고 눈썹을 그려 아무리 아름답게 보이 는 여인들의 삶도 별로 의미가 없다고 전 제하고는,“그러나 독서 한 가지 일만은 위 로는 성현을 뒤따라가짝할수있고,아래로 는 수많은 백성들을 길이 깨우칠 수 있으며, 어 두운 면 에서 는 귀신 의 정상 (情狀)도 통달 하 고, 밝은 면 에서 는 왕 도(王道)와 패도 (覇 道)의 정책 을 도 울 수 있어 짐승 이나 벌레 의 부류에서 초월하여 큰 우주도 지탱할 수 있으니, 독서야말로 우리 인간이 해야할 본분(本分)이다.<爲尹惠冠贈言>” 본분, 본질적인 직분, 근본적으로 해야 만 할 타고난 직분이라는 뜻입니다. 인간 의 가치는 독서에서 그 본질을 찾을 수 있 으니, 책을 읽지 않고서는 인간의 가치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서운 이야기를 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맹자(孟子)의 말까지 인용합니다. “대체(大體)를 기르는 사람 은 대인(大人)이 되지만, 소체(小體)를 기 르는 사람은 소인(小人)이 되어 짐승에 가 까워진다.”라고 말하여 인격을 갖춘 대인인 인간은 독서를 통해 이룩되지만, 책을 읽지 않으면 소인이 되어 짐승에 가까워지게 된 다 고 하니 , 책을 읽 지 않고 짐 승되 는 길로 갈 수없는것이인간의일이아닌가요. 다산의 결론이 나옵니다. “만약 따뜻이 입고 배불리 먹는 데에만 뜻을 두고서 편 안히 즐기다가 세상을 마치려 한다면 죽어 서 시체가 식기도 전에 벌써 그 이름은 사 라질 것이니, 이는 짐승일 뿐이다. 그런데 도 이와 같이 살기를 원할텐가?”라는 경고 를 내렸습니다. 책을 읽지 않고 호의호식 만 하다가 죽으면 시체가 식기도 전에 이 름도 사라지고 짐승과 같아져 버린다니 이 얼마나 무서운 경고인가요.새해에 다산의 경고를 받고서, ‘그래 지금이라도 다시 책 을 읽자’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 다. 전염병에 시달리고 선거판의 요란한 세상을 이겨낼 방법이 독서에 있음을 여기 서깨닫게됩니다. 그래서 다산은 가장 어려운 처지,가장 비 천한 삶에 서 벗어 날 유 일한 길 이 독서 에 있 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폐족(廢族)에 서 벗어 나는 길 은 오 직 독서 한 가지 일 뿐이 다”라고 거듭거듭 아들들을 채찍질한 이유 가 거기에 있었습니다.저부터도 당장 책 읽 는일을시작하겠습니다.새해를 맞이한 기 념으로라도 우리 모두 독서의 삼매경에 빠 지는값있는일을시작합시다. 독서란우리인간의본분(本分) 박석무 다산연구소이사장 명상은 사람을 완성시킨다. 그래서 인생 을 아름답게 완성하고자 하는 사람은 명상 을 통하여 답을 얻고 또 풀어야 할 화두를 만난다. 화두로는 나는 누구인가? 라는 근 원적인 질문에서부터 오늘 있을 회의진행 에 대한 것까지 수없이 많다. 명상하는 방 법은 사람에 따라 종교에 따라 다양한데, 필자가 권장하는 명상은 ‘반성명상’이다. 무의식 속에 들어 있는 죄의식을 삭제하는 명상이 반성 명상이다. 예컨대, ‘내가 감사 해야 하는데, 감사 표시를 못했던 일이 무 엇인가?’를명상에서화두로삼아찾다보 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감사 표시를 못 했던 일이 떠오른다. 그러면 그때의 떠오 른 상황을 그려놓고 명상속에서 진정 감사 하다고 감사 표시를 하다 보면 마음이 편 해진다. 또 그렇게 반성꺼리 찾는 반성 명 상을 자주 하다 보면 명상에서 벗어난 일 상의 시간에서도 관련된 일들이 떠오른다. 자는 동안에도 나타난다.고마웠던 사람인 데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사람이 꿈에 나 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다음날 전화를 걸 어, 수년 만에 재회하며 지난 일에 고맙다 고 하며 밥을 샀던 적도 있다. 반성 명상의 좋은점이다. 필자가 권장하는 반성 명상은 실용 관찰 명상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인간관계나 업 무에 대한 명상이다. 아침 일어나 맑은 정 신일 때 그날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화 두로 삼아 명상하고, 안 풀리는 일도 화두 로 삼아 푸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명상하다 보면 해결방법이 떠오른다. 그러나 실용 관찰명상에서 반드시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떠 오르는 생각은 자연발생적이라야 하기에 절대로 의도적으로 생각을 만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돤다는 것이다. 마음에 서 저절로 떠오르는 메시지를 수신하는 것 이 요체이다. ‘내가 갖고 있는 문제는 무엇 인가?’등문제제기는명상과정에서계속 해야 하지만,해답과 관련하여서는 생각이 나 정보가 완전히 차단된 상태, 무념무상 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의도적인 생각 이 저절로 떠오르는 생각을 눌러 버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화면에 어떤 방송이 이 미 나오고 있으면 다른 방송이 나올 수 없 는 것 과 같 다 . 필자도 실용 관찰명상을 할 때 시행착오 를 겪었다. 바로 의도적인 생각이 명상과 정에 끼어들었기 때문이다.마음의 움직임 에따라‘실시간으로’답이달라보였다.회 의 진행을 두고 명상할 때 오로지 회의에 서 다루는 사안의 목적만이 관심사일 경우 와 그 회의를 통해서 내가 돋보이고자 하 는 의도가 개입될 때 주어지는 답이 달랐 던 것이다. 의도가 개입되어 나온 결과는 비록 명상과정을 통해 도출되었다 하더라 도 명상으로 인한 결과가 아니다. 마음에 서 저절로 떠오른 답이 아니고, 의도적인 생각으로만들어진답이기때문이다.. 반성명상은 왜 중요한가? 반성을 하다 보면 내 안에 있는 나쁜 정보 데이터들이 없어지고, 나쁜 정보 데이터가 삭제되어, 내 정신이 청정한 상태가 된다. 그렇 게 되면 문제를 해 결하거나 상대를 볼 때 바르게 볼 수 있 으며, 문제의 화두를 빨 리 캐치할 수 있다. 반성명상을 하지 않으 면 내 안 에 부 정 적 정 보 데 이 터 가 계 속 쌓 이게 되어 판단이나 결정, 해석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무의식 속에 내재 되어 있는 나쁜 정보가 작용하여 자기 식대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명한 관리자는 사심 없이 바로 보기에 사람의 능력을 헤아릴 줄 알아 유능한 사람을 거느리고, 욕심 많 은 관리자는 욕심 때문에 쌓인 나쁜 정보 데이터들이 앞을 가리고 있어서 사람 하나 제대로 바로 보기 어렵다. 자기 코드에 맞 는사람만좋아하기때문이다. 正觀이란 바로 보고, 제대로 보는 영적 인 힘 이 다 . 있 는 대 로 올 바 르 게 제 대 로 보 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정관을 하려면 죄의식 삭제 명상인 반성명상을 하여 무의 식 속 에 쌓 여 있 는 나 쁜 정 보 데 이 터 를 삭 제해야 한다. 그리고 덧붙여 감정을 잘 통 제하여 七情의 욕구에 휘둘리지 않아야 하 며, 선입견을 없애고 긍정적 사고를 갖도 록노력해야 한다. 또 사물의 이치를 꼼꼼 히 궁리하여 지혜를 높이는 습관을 길러 야 한다. 틈날 때마다 감사하지 못한 경 우, 위하지 못한 경우, 상생하지 못한 경 우 등을 화두로 삼으면 인생이 새롭게 리 모델링되면서 마음도 비워지고 인생도 완 성될것이다. 명 상 에서 풀 어야 할 화두 를 만나 다 박승주전여성가족부차관 박 근 혜 전 대 통 령 이 5 년 전 ( 2 017년 3월 31일) 국정농단 협의로 22년 형을받고 4 년 9개월간 교도 소에 수감 됐다 가 지 난 1 2 월 3 1 일 0시에 특별사면 복권되어 자유의 몸 이 됐다. 그러나 수감 중 건강악화로 서 울 강남구 삼성 서울 병원에서 입원 치 료를 받고 있다. 앞으로 2월 초까지 입 원 생활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 다. 구속된 이후 허리와 어깨 통증으로 장기치료를받아오고있는중이였다. 박전 대통령은 이날 법률대리인인 유 영하 변호사를 통해 당분간 정치인들은 만 나 지 않 겠 다 는 뜻 을 밝 히 고 “많 은 심 려를 끼쳐드려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 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아울러 변함 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 주셔서 감사 하다.”고 했다. 그리고 “어려움이 많았 음에도 사면을 결정해 주신 문재인 대 통령과 정부 당국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도했다. 박전 대통령 퇴원 후 거처는 정해지지 않았다.내곡동 사저는유죄판결 후추징 금 차원에서 경매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박전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씨가 서울 인 근에 박 전 대통령이 머물 거처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박전 대통령은 이 번 사면 을 추징 금 35억원 외 벌 금 180억 원중미납액150억원을면제받았다. 이번 사면이 있기 전 국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물론 미주 박근혜대 통령 석방 촉구 추진위원회와 미주 박 정희 대통령 기념 사업회 등 미주 애국 동포 일동은 “박근혜대통령 즉각 석방 하라”는 전면광고를 국내 중요 일간지 에 수차례 광고 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 하면다음과같다. “부 끄 러 워 못 살 겠 다 . 미 주 애 국 동 포 들은 박근혜대통령의 즉각적인 석방을 강력히촉구한다.” 멀리 시집 을 간 여 성들 은 두고 온 친정 이 잘되고 평안할 때에는 기쁘고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으나 친정이 잘못되거나 어려울때에는죄를지은것도아닌데괜 히 기 가 죽어 숨도 제대 로 못 쉬고 주 위 사람들의 눈치나 보면서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음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미주 동포들은 경제부흥과 민주화를 이룩하 고원조를받는나라에서원조를주는나 라로,그리고외교를통해국위를세계만 방에 선양하고 있는 조국을 생각하면서 미국 땅에서 자존심과 긍지를 갖고 자랑 스럽게살아가고있다.-중략- 박근혜대통령은 한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청렴결백하고 국정운영도 비교적 정파를 떠나 순리적으로추진함 으로써 국가와 민족 앞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좌파세력과 문제인 정권은 박근혜대통령을 대통령 직에서 축출하고 형사 재판을 통해 5년 가까운 세월을 구치소에서 수감했다. 박근혜대통령의 국정운영과 문제인 정 권의 국정운영 결과를 비교 할 때에 더 많은 실정과 국가적인 손실을 남긴 것 은 문제인 정권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누구를정죄한단말인가.-중략- 김영삼 전 대통령도 차기 대통령으로 당 선 된 김 대중 전 대 통령 과 협 의하 여 전 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을 2 년 만에 사면 한 사실 을 우 리들 은 기 억한 다.문제인대통령도임기가얼마남지않 은 이 시점에 박근혜대통령 석방이란 현 명한판단으로미주동포들이더이상부 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운 모국을 생각하 면서 힘차게 살아 갈 수 있도록 기쁜 성 탄선물을보내주리라확실히믿는다. 2021년12월17일미주애국동포일동 또 지난 1월 1일 미주 애국동포들은 박근혜대통령의 사면과 복권 석방을 진 심으로 환영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국내 주요 일간지에 전면 광고했다. 그 내용 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기다리고 기 다리던 박근혜대통령의 사면과 석방이 마침내 이루어졌다.사실 박근혜대통령 은 대한민국의 산업근대화를 이룩한 고 박정희 대통령 큰 따님으로서 한국 최 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독신 대통령이 다. 또한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 중 초 대 이 승 만 대 통 령 이 래 가 장 청 렴 결 백 한 사생활을 살아 국민으로부터 널리 존경을받은분이다.-중략- 그러기에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대통 령에 대한 검찰 및 법원의 구속 및 유죄 판결에 대하여 이를 공정한 사법결정으 로 보지 않고 일부 법조인들이 정치권 력에 영합하여 정치권의탄핵결정을 법 적으로 정당화시키는 수단으로서 사법 을 이용하였다고 보아 개탄을 금하지 못하던터였다. 문제인 대통령이 임기 4개월여 남겨 놓고 박근혜대통령에 대하여 사면 석 방을 결정한 것은 그 시기가 너무 늦은 감이 있으나 동기나 과정도 석연치 않 지만 일단 자신의 임기 내에 자신이 뿌 린 씨를 거두어들이겠다는 심정에서 내 린 올바른 결정이라 평가한다고 했다. 또 더 나아가 박근혜대통령의 공범으로 구속된 최순실씨와 남재준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하여도 사면을 내려 탄핵정변으 로 인하여 산산이 조각난 국민들의 마 음을 재통합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대통 령직을 퇴임하시기를 간곡히 청원 드린 다고도했다.-미주애국동포일동- 박근혜대통령은 이번에 특별 사면 복권이 되는 시점에 우연 일치로 수감 중 받은 편지를 한데 모아 “그리움은 아 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라는 책을 발간했다. “세상의 사사로운 이익은 늘 관심 밖이었습니다. 오직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만이 당신 삶의 모 든 것이었다”고 유영하 변호사는 말했 다. 한빛의메아리 박 희 학 븣숭덕전前참봉 박근혜대통령의특별사면복권 뱚발뱞뱞행뱞뱞인:박순구 뱚취재편집:박상섭 뱚경영지원:박영일 기사제보븡광고신청븡구독안내 대표전화(053)588-7300 FAX(053)581-0067 뱚구독료년40,000 입금계좌:농협453013-55-000691 예금주:한빛신문 뱚뱜 42612 대구달서구달구벌대로1221(이곡동538-2)성창B/D5층 뱚뱜 본지는신문윤리강령및그실천요강을준수합니다 (2007년1월12일등록번호대구다-01225) 500만박씨성손의대변지 2007년1월24일창간(월간) 자리에서일어나한가로이걷노라니(睡起吾閒步수기오한보) 산이깊어누가다시이길을지났으랴!(山深誰復過산심수부과) 산그늘은온통안개낀듯어둑한데(峰陰渾欲霧봉음혼욕무) 숲속눈은절로꽃으로피었구나.(林雪自開花임설자개화) 괴이해라!소나무는바위에서려늙어가고(石怪盤松老석괴반송로) 가련해라!부처는암자벽화속에많구나.(菴憐畵佛多암련화불다) 종울리니절밥이다됐나보다(鐘鳴齋飯熟종명재반숙) 까악까악까마귀들쪼아대는걸보니.(啼啄有寒鴉제탁유한아) 박태관(朴泰觀, 1678~1719), 『응재유고(凝齋遺稿)』 권상 「관음사에서[觀音寺]」두 번째 수 [其二] [해설] 이 시를 쓴 분은 박태관(朴泰 觀; 1678~1719)입니다. 박태관은 자(字)가 사빈(士賓)이고 호(號) 는 응재(凝齋) 또는 백애자(白厓 子)며, 본관은 반남(潘南)입니 다. 박태관은 백악시단의 일원으 로 스승 김창흡으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며 이병연, 정선, 홍세태, 정래교 등 당대 명사들과 교유했 습니다. 시선집 『응재유고(凝齋 遺稿)』가 전하는데 벗이었던 이 병 연 이 자 신 의 녹 봉 을 덜 어 간 행 해주었습니다. 박태관은 김창흡 으로부터 시가 예스럽고 질박하 며 꾸밈이 없다는 평을 받았습니 다. 이 작품은 원래 두 수로 이루어 진 연작시인데, 그 가운데 두 번 째 수를 가져왔습니다. 박태관은 관음사라는 절에 들러 스님과 밤 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 고 다 음 날 이 른 새 벽 에 홀 로 산 책에 나섭니다. 수련에서 “자리 에서 일어나 한가로이 걷노라니, 산이 깊어 누가 또 이 길을 걸었 으랴!” 라고 하였듯, 박태관의 산 책은 아무런 흔적도 없는 새벽 첫 눈을 밟는 산책이었습니다. 그리 고 함련에서 보듯,산책을 하노라 니 안개가 낀 듯 어둑한 산길에는 가지마다 눈꽃이 피어있습니다. 시인은 좀 더 길을 걷습니다. 가 다 보니 노송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노 송 은 하 얀 눈 을 인 채 차 디 찬 바위에 기기묘묘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암자에는 벽에 부처님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하얀 눈 속에 무방 비로 서 있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가련해라!’ 라고 한 것입니다. 인 적 하나 없는 순백의 세상, 그 안 에 노송과 부처, 그리고 시인이 있습니다. 이 시 의 묘 미 는 미 련 에 있 습 니 다. 순백의 세상, 청정무구의 세 계에 빠져 있던 작가에게 홀연 종 소리가 들립니다. 아마도 아침 식 사를 알리는 종이겠지요. 종소리 를 따라 선문에 들어서려는데 어 디선가 까마귀들이 날아와 너무 도 익숙하게 부리로 쪼아대며 울 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시인 은 아름다운 생각을 피웁니다.아 침 공양을 알리는 종소리를 까마 귀가 알고서 모여들었다고 말입 니다. 사실 시인이 본 장면은 우 연한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그러 나 시인의 생각은 까마귀들이 종 이 울리면 으레 절에 와서 아침밥 을 공양받았던 것으로 그리고 있 습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빼어난 시적 상상입니다. 순백의 세상에 서 스님과 까마귀가 아침 공양을 함께 하는 모습. 시인은 눈 내린 절집의 한 장면에서 나[我]와 저 [彼], 사람[人]과 사물[物], 속 (俗)과 선(禪) 등 일체의 차별이 무화(無化)된 진여(眞如)의 세 계를읽어내고있는것입니다. [잠깐만빌린지구] 우리는이지구를,우리가사는동 안만 빌린 것입니다.그런데 우리는 잠깐빌린것을마치우리의소유인 것처럼함부로사용합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 가운데 남 에 게 빌 리 지 않 은 것 이 또 뭐 가 있다고 하겠는가. 임금은 백성으 로부터 힘을 빌려서 존귀하고 부 유하게 되는 것이요,신하는 임금 으로부터 권세를 빌려서 총애를 받고 귀한 신분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식은 어버이에게서, 지 어미는 지아비에게서, 비복(婢 僕)은 주인에게서 각각 빌리는 것이 또한 심하고도 많은데,대부 분 자기가 본래 가지고 있는 것처 럼 여 기 기 만 할 뿐 끝 내 돌 이 켜 보려고 하지 않는다. 이 어찌 미 혹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다가 혹 잠깐 사이에 그동안 빌렸던 것 을 돌려주는 일이 생기게 되면, 만방(萬邦)의 임금도 독부(獨 夫)가 되고 백승(百乘)의 대부 (大夫)도 고신(孤臣)이 되는 법 인데,더군다나 미천한 자의 경우 야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맹자 (孟子)가 말하기를 “오래도록 차 용하고서 반환하지 않았으니, 그 들이 자기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 을 어떻게 알았겠는가.”라고 하 였다. 내가 이 말을 접하고서 느 껴지는 바가 있기에,차마설을 지 어서그뜻을부연해보았다. 위 인 용 문 은 고 려 문 인 이 곡 (李穀)의 <말 빌린 이야기[차마 설(借馬說)]>의 일부로, 말을 빌 린 자기 경험을 빌어 인간의 존 재 양상을 명철하게 꿰뚫어 본 대목입니다. 사실 인간이란 존 재는 관계를 통해 사회적 기능 을 보증받기 때문에 위에서 말 한 것처럼 무엇 하나 남에게 빌 리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이곡 이 말 한 ‘ 빌 림 ’ 은 관 계 자 체 를 의미합니다. 저 임금으로부터 미천한 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존재는 관계에 기반하여 기능을 빌린 것일 뿐인데, 그 빌린 것이 오래되면서 빌렸다는 사실 자체 를 망각하고 본래부터 자기가 소유했던 것처럼 착각하고 맙니 다. 이곡이 명철하게 보여준 이 런 사유는 오늘날 우리와 우리 가 살아가는 터전인 지구와의 관계에도 딱 들어맞는 생각입니 다. 잠시 빌린 것일 뿐인 지구를 본 래부터 우리 것인 줄로 착각하고 마음대로 써버린 결과,지구의 모 든 존 재 들 이 살 곳 을 잃 고 시 름 시 름 앓고 있습니다. 인간이 자기 종족만을 위해 이기적 행보를 지 속한다면,결국 인류의 미래도 사 라지고 말지도 모릅니다. 이런 상 황에서 박태관이 우리에게 보여 준 모 습 , 순 백 의 눈 을 배 경 으 로 아침밥을 나누는 스님과 까마귀 의 모습은 우리가 이 지구와 어떻 게 공존, 공생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것을생각하게합니다. /글쓴이 김형술(전주대학교 한 문교육과교수) 이 글은 한국고전번역원에서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받은 글입 니다. ■고전산책븣븣한시감상 절밥과 까마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