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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10월31일 일요일 11 (제178호) 독자마당 우리 다산연구소는 2004년 출범하면서, ‘다산으로 깨끗한 세상을!’ 이라는 표어를 내 걸었습니다. 썩고 부패한 세상에 진절머리를 느끼며, 어떻게 해야 썩고 부패한 세상을 바 로잡아 맑고 깨끗한 요순시대의 세상으로 환 원시킬 수 있을까만 연구했던 다산의 뜻을 반영하려는 의도에서였습니다. “세상은 썩 은 지가 이미 오래입니다.” “고약한 냄새, 더 러운 소리만 들리는 세상입니다.”라던 다산, 그런 세상을 바로잡고 개혁하기 위해서 무려 5백 권이 넘는 방대한 저서를 남겼습니다. L H땅투기로 세상이 시끄럽더니, 대장동 개발 비리가 다시 세상을 요동치게 하고 있습니 다. 언 론 보 도 에 따 르 면 3 5 명 의 전 현 직 세 계 의 정 상 들 이 불 법 과 탈 세 의 비 리 와 부 정 에 연 루 되 고 , 세 계 의 3 3 0 여 명 의 장 관 · 판 사 · 장 군 등 고 위 관 료 들 이 비 리 에 연 루 되 고 억 만 장 자 1 3 0 여 명 등 도 거 기 에 연 루 되 었 다 고 「 국 제 탐 사 보 도 언 론 인 협 회 」 가 폭 로 했 다 고 합 니 다 . ‘ 온 세 상 [ 天 下 ] ’ 이 썩 었 다 는 다 산 의 표 현 이 왜 그 렇 게 정 확 할 까 요 . 다 산 은 자 기 가 살 던 시 대 의 비 리 와 부 패 를 조 목 조 목 공 개 했 습 니 다 . “관(官)에서 아전과 함께 장사를 하며 아전 을 놓아 간악한 짓을 시키니 온갖 질고 때문에 백성들이편할수가 없습니다.법아닌법이 날 마다 생겨나서 이제는 일일이 셀 수조차 없습 니다. [與吏同販 縱之爲奸 千瘡百 民 不 聊 生 非法之法 式月斯生 今不能一二計也:「與金 公厚」]” 라는 유배지에서 친구에게 보낸 편지 의글입니다. 근래의 토지개발사업은 대체로 비리와 부정 이 개입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습 니다. 이런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영원히 해결이 불가능해집니다. 관과 아전이 짜고 장사에 재미를 붙인다면 백성들이 살아 갈 길이 없다는 다산이 탄식이 왜 그렇게 요즘 에 와서 딱 들어맞는 진단이 될까요. 200년이 흘렀어도 세상이 바뀌지 않고, 부정과 비리는 더 크고 넓게 번지고만 있으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 불경한 소리[穢聲]와 썩는 냄새[惡臭]는 참담해서 차마 듣거나 맡을 수 없다던 다산 의 심정을 더 알아봅니다. “이 몸은 풍비(風 생)가 점점 심해지고 온갖 병이 나타나 언제 죽을지 모르겠지만, 기쁜 마음으로 강진 땅 에 뼈를 던지겠으나, 마음속에 서려 있는 우 국충정은 발산할 길이 없어 점점 응어리가 되어가므로 술에 취한 김에 붓 가는 대로 이 와 같이 심 중을 털어 놓았으니, 밝게 살피시 고 어리석은 저를 용서하기 바랍니다(「與金 公厚」)” 라는 피를 토하는 이야기를 친구에 게 했습니다. 썩고 부패한 세상, 탐관오리들 의 불법과 비행을 차마 귀로는 들을 수 없고 코로는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세상에 대한 비 통함을 열거했습니다. 적폐를 청산해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공평하고 청렴한 세상과 나라로 바꿔 달라던 촛불혁명의 외침이 아직 살아있는데 왜 이 렇 게 부 패 가 사 라 지 지 않 을 까 요 . 몸 이 망 가 져 죽 을 날 이 가 까 워 와 도 마 음 에 서 린 우 국 충 정 을 발 산 하 지 못 해 안 타 까 워 하 던 다 산 , 이 런 글 을 쓰 는 필 자 의 마 음 은 왜 그 렇 게 다 산 의 마 음 에 접 근 하 려 고 하 는 지 알 길 이 없습니다. 재물에 청렴하고, 색(色)에 청 렴하고 직위에 청렴할 때에만 공직자들은 자 신의 본분을 다할수 있다는 다산의 말씀이 더더욱 그리워지는 순간입니다. 참으로 대단 하게 발전한 대한민국, 부정·비리·불공정만 제대로 바로잡으면 살만한 나라가 될 것임에 분명합니다. 모든 공직자들이 제발 『목민심 서』 읽기를 다시 권장합니다. 거기에서 ‘공 렴’ 두 글자를 더 뜨겁게 느껴야 하기 때문입 니다. 깨끗한 세상은 오지 않을 것인가 박석무 <다산연구소이사장> 대한민국은 배달민족 1만년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시기를 맞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쉬임없이 불고 있으며, 외국의 대학마다 한국어 배우는 학생들이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작은 나라 대한민국 이 세계의 거인 나라로 부상할 날이 멀지 않 은 것 같다. 사람들도 그렇다. 체구는 작지만 거인이 있 고,체구는크지만소인이있다.호탕하고호방 하여 큰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깊이 들어가 보니 전혀 그렇지 않은경우도많다.단체나 집 단도그렇고,나라와국가도그렇다. 지금 세계적으로 나라도 작고 인구도 작지 만 거인역할하는 나라가두 개가 있다.유대민 족의 이스라엘과 한민족의 대한민국이다. 국 토면적과 인구면에서는 작은 나라이지만, 속 으로들어가면엄청큰나라다. 이스라엘과 유대민족은 세계를 지배하고 있 다. 상상력과 도전의 정신으로 지배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1,600만명인데, 미국에 700만명, 이스라엘에600만명이있고,나머지는전세계 에 분산되어 있다. 세계 역사에서 가장 창조적 인 일을 많이 한 민족이다. 노벨상 수상자 300 여명 중 93명이 유대인이고, 미국 변호사 70만 명 중 20%인 14만명이 유대인이며, 뉴욕 중고 등학교 교사 50%가 유대인이다. 프린스톤대 학, 하버드대학의 교수 25-35%, 총장 등 행정 책임자 90%가 유대인이다.세계금융의 40%를 소유하고 있으며, 심리학 자 프로이드, 화가 샤갈,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지 휘자 번스타인, 외교가 키신저, 영화감독 스필버 그 등 이 모 두 유 대 인 이 다. 유대인들은 어떻게 우 수한민족이된것일까?그런창조력과추진력 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유대인들에게는 후츠파정신이있다.사람들이지치지않고,한 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비상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실패는 배움이지 재앙이 아니라고가르친다. 그러면,대한민국은어떤나라일까? 대단한 나라이다.자동차4대강국이고,造船1등강국 이며, 전 세계 바다에 떠다니는 선박의 43%가 한국에서 제조된 선박이다.반도체 1등국이며.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반도체의 45%가 삼성 과하이닉스제품이다.집집마다자동차가1~2 대씩 있으며, 휴대폰, 냉장고, TV, 세탁기 1등 국이다.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30 %가 한국 제품이며, 초코파이는 1년에 5천억 원을 수출하고, 신라면은 1년에 6천억원을 수 출한다. 모자, 오토바이 핼멧, 지문인식기, 도 어락, 네비게이션, CCTV, LED조명도 1등국 이다. 고속도로는 1970년에 1개였는데 지금은 34 개이며, 인천공항은 9년 연속 세계 1등이고, 서울지하철도세계1등이고,초음속전투기와 원자로도 외 국에 수출하고 있다. 통계에 의하 면 세계 1등 상품이 무려 162개나 되고 5년 후 면 500개로 불어난다고 한다. 참 대단한 나라 다. 이스라엘과 대한민국은 서로 닮은 점이 많 다. 자원이 빈약하고, 주변국으로부터 안보 가 불안하지만, 인적자원과 교육을 중시하고 과학기술로 국가를 일으키고 있다. 앞으로 어찌될까? 대한민국의 추격세가 대단하다. 머지않아 세계 주도국의 위치까지 갈 것 같 다. 세종로국정포럼에서 동아시아미래위원 장을 맡고 있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 는 ‘한국인만 모르는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책에서, 한국의 전통문화와 가치가 세계적인 성장동력이라고 평가하면서, 한국은 거대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 전 세계 개발도상 국들이 한국의 방향을 따라가려 한다고 평가 한다. 그렇다. 대한민국은 이제 지정학적 운 명론을 떨치고 스스로 세상의 중심으로 들 어가 대한민국의 원칙, 대한민국의 신념을 자신있게 지구촌에 선언해도 될 시점이다. 대한민국의 상상력과 창조력은 결코 유대민 족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세종로국정포럼 에서는 전 세계 110개국과 한국을 잇는 무지 개 다리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인들이 수출하러 건너가고, 대한민 국의 청소년들이 국제적인 인맥과 성공기반 을 만들기 위해 건너간다. 대한민국의 세계 주도국가화, 곧 그날이 올 것이다. 이제는 자 부심을 가져도 될것같다. 대한민국과이스라엘,규모는작아도세계를움직이는거인 박승주전여성가족부차관 역사란 인간이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이룩한 “삶”의 총체 를 일컫는다. 역사를 한 쪽으로 치우친 편협한 안목으로 해석하는 것은 중도 (中道)정신에서 벗어나므로,역사는 있 는그대로보는것이중요하다. “히스토리(history)”의 어원인 히스 토리아(historia)는 원래 “탐구”라는 의미를 가진 그리스 말이다. 이 용어는 “히스토리아”를 지은 그리스의 역사가 (歷史家) “헤로도투스”가 책 제목으로 사용하면서 일반화된 말이다. 이 책은 과거에 대한 고증과 조사를 바탕으로 쓴 서양 최초의 역사책인 “히스토리아 이”에서 “히스토리(역사)”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역사란 과거의 진 실 을 탐 구 하 는 것 을 뜻 한 다 . 단지 신채호선생은 “정신이 없는 역 사는 정신이 없는 민족을 낳고 정신이 없는 나라를 만든다.”라고 절규했다.우 리가 역사를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유 는 오늘의 우리 “삶”이 과거 역 사에 바탕을 두 며, 지금 우리의 발 걸 음 에 따 라 미 래 의 방 향 이 결정되기 때문이 다. 그래서 역사 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인 것 이다. 과거와 현재가 소통 될 때 비로소 우 리에게 닥쳐오는 모든 변혁에 대비하고 밝은 미래를열 수 있다.미래에 대한 의 식이 없으면 역사는 아무런 의미를 갖 지 못한다. 미래를 구축할 수 있는 힘은 바로역사에서나오기때문이다. “역사를 모르는 자는 역사에 휩쓸려 간다.”고 하는 말은 역사를 알아야 하는 필 연 성 과 당 위 성 이 담 긴 말 이 다 . 2011년 5월 서울 국립중앙박물 개관 60주년 기념전시 행사를 한 적이 있었 다. 그때 고조선관 안내문에는 고조선 이 “한국 역사상 최초의 국가(영어 안 내문에는 The First Kor ean state)"라 고 적혀 있었다.그리고 BCE 2333년 건 국되었다는 서술 바로 아래 줄에 BCE 194년 위만조선으로 계승되었다고 쓰 여 있을 뿐, 그 중간 역사(BCE 2333-B CE 194)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중·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도 마찬가지 로고조선사의99%가사라진것이다. 위만조선은 고조선의 한쪽 날개인 번조선의 준왕을 내쫓고 왕위를찬탈한 위만을 버젓이 고조선의 정통 왕위 계 승자로 둔갑시켜 놓은 것이다. 이것은 중국과 일본이 조작한 내용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이는 우리 자신이 우리 역 사에 가한 가장 큰 모독이라 하지 않을 수 없 다 . 위만은 한(漢) 고조 유방의 왕후인 여태후의 탄압을 피해 번조선으로 피신 해오자 준왕은 그의 망명을 가엽게 여 겨 허락하고 국경 수비대장으로임명했 는데, 위만은 오히려 몰래 군사력을 길 러 왕검성을 습격하여 준왕을 몰아냈 다. 그런 배은망덕의 표상인 위만을 단 군조선의 정통 계승자로 내세우는 것은 제 부모를 쫓아내고 안방을 차지한 강 도를 주인으로 대접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2011년은 우리 민족의 시원(始原)역 사인 환국(桓國)→배달(倍達)→고조 선(古朝鮮)의 삼성(三聖朝)에서 고려 에 이르기 까지 9천년 한민족사를 총체 적으로 드러낸 위대한 역사서인 “환단 고기(桓檀古記)”가 출간된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 해에는 동서양의 제국 주의의 세력이 한반도에 몰려와 패권을 다툰 끝에 조선왕조가 망한 바로 다음 해이다. 나라를 잃고 온 조선 백성이 절 망에 빠져 있을 때 한민족사의 진실을 밝혀 준 “환단고기”의 출간은 한민족사 의 진실을 백일하에 드러낸 기념비적인 대사건이었다. 그런데 중화주의 사관과 식민주의 사관에 중독되고 실증주의 사관에 젖어 있는 이 땅의 강단사학자(講壇史學者) 들은 이 “환단고기” 책을 조선 백성들 의 독립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만든 위 서(僞書)로 매도했다.오늘의 역사학계 가 “환단고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유는 한 마디로 말해 한국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위서론 바이러스” 때문이 다.지식인과 문화인들 뿐 만아니라 중· 고들 학생들까지도 “환단고기”는 위서 라며 의심하고 비방하고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국민들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위서 바리어스에 감염되어 있기 때문이 다. 1988년 일본 나라시에서 박람회가 열렸을 때 홍보용 책자인 “동북아 역사 부도 ”에는 역사 년 표 어디에도 대한민 국은 없고, 어이없게도 중국 역사 년 표 끝자락에 조그맣게 한국사 년 표를 붙 여 놓았다. 거기에는 황화문명권에 속 한 나라로, 실제와는 달리 겨우 2천 2백 년의 역사를 가진 보잘 것 없는 나라로 표기해놓았다. 또 1989년 5월 6일 필자가 공무원 재 직 시 우수공무원 해외 연수차 첫 날 일 본에 갔을 때. 후쿠오카 아세아 태평양 박람회장에 들렸다.서울관은 있었는데 광장에 게양되어있는 만국기 중에 태극 기는 없었다. 우리 한국의 시원역사와 문화를 잃어버리고 사는 혼 빠진 한민 족! 이것이 오늘날 우리 한민족의 모습 이다. 한빛의메아리 박 희 학 븣숭덕전前참봉 (33)한민족의고대역사를잃어버린대한민국 뱚발뱞뱞행뱞뱞인:박순구 뱚취재편집:박상섭 뱚경영지원:박영일 기사제보븡광고신청븡구독안내 대표전화(053)588-7300 FAX(053)581-0067 뱚구독료년40,000 입금계좌:농협453013-55-000691 예금주:한빛신문 뱚뱜 42612 대구달서구달구벌대로1221(이곡동538-2)성창B/D5층 뱚뱜 본지는신문윤리강령및그실천요강을준수합니다 (2007년1월12일등록번호대구다-01225) 500만박씨성손의대변지 2007년1월24일창간(월간) 일어나기는쉽지만제어하기는어렵기로분노만한게없다. 易發難制(이발난제) 莫忿郵若(막분치약) 이현일(李玄逸,1627~1704),『갈암집(葛庵集)』권22「징분잠(懲忿箴)」 [해설]추석 연휴의 어느 날, 학습지를 풀 던 큰딸이 갑자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연 휴라서 엄마도 아빠도, 학습지 선생님도,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쉬는 것 같은 그런 때에 왜 자기만 연휴 내내 이 학습지를 매 일 꼬박꼬박 풀어야 하냐며... 그러더니 결 국에는 두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고 말았습니다.분통 터뜨리는 거야 그 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엉엉 우는 꼴까지 는 두고 볼 수 없어, 이번엔 부녀지간의 싸 움으로 번지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의 학 습지 푸는 아이와 부모 간에 수없이 오갔던 그 말, “너 그러려면 학습지 끊어!”가 새삼 스럽지 않게 또 터져 나왔고, 그렇게 옥신 각신 오랜 설득 끝에 결국에는 국어 학습지 를 네 장에서 두 장으로 줄이는 것으로 간 신히 타협을 보게 되었습니다.중견 대기업 노사 간의 임금협상 못지않은 30분 넘는 릴 레이 협상 끝에 간신히 극적인 타결을 봤지 만, 큰딸은 “아빠랑 이렇게 길게 얘기할 시 간 에 국 어 두 장 더 풀었겠어!”라며 끝내 핀 잔을 날리고 말았습니다. 큰딸에게왜 그렇게 하기 싫어하면서 학습 지를 계속하냐고 물어보니, 같은 반 친구들 보다 더 공부를 잘 하고 싶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불타오르는 그 학구열이 언제 까지 갈까 걱정이지만, 돌아보면 간단한 놀 이나 게임 하나도 남한테 지는 게 싫어서 씩 씩대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큰딸과 승부를 겨루는 놀이를 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티 안 나 게 질 수 있 을 까 ? ’ 하 고 머 리 굴 리 는 게 아빠의고민이기도합니다. 이런 아이의 호승심(好勝心)은 이기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로 표현되고, 그 분노 는 다음에는 꼭 이겨야겠다는 동기 부여의 장작을 타오르게 하곤 합니다.인간의 여러 감 정 중 에 서 썩 안 좋 게 보 이 는 것 중 하 나 가 바로 분노이지만, 어느 정도 적당한 분 노는 경쟁심을 고취하면서 나름 긍정적인 동기 부여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 류 역 사 상 가 장 공 부 를 잘 하 신 분 중 하 나인 공자님의 공부법에 보면 ‘발분망식 (發憤忘食)’이란 말이 있습니다.너무 공부 에 몰두한 나머지 밥 먹는 것도 잊는다는 건데, 이 중에 ‘성낼 분(憤)’자가 쓰이는 게 제법 흥미롭습니다. 물론 여기서 ‘분’자는 ‘분발하다’는 뜻에 더 가깝긴 하지만, 이처 럼 ‘분(憤)’자는 ‘분(奮)’자와 종종 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당한 분노는 분발(奮 發)이나 분기(奮起)로 이어지면서 때로는 큰일을 성사시키는 데 중요한 동인(動因) 이 되 곤 합 니 다 . 어 쩌 면 나 라 가 어 려 울 때 분 연 히 의 병 ( 義 兵 ) 을 일 으 켰 거 나 독 립 운 동 에 매 진 했 던 조 상 님 들 의 의 기 ( 義 氣 ) 속 에 도 , 옳 지 못 한 것 에 대 해 발 발 한 분 노 의 감정이 적지 않은 몫을 차지했을 겁니 다. 하지만 갈암(葛庵) 이현일(李玄逸) 선생 은 「징분잠(懲忿箴)」이란 글에서, 사람이 태어나면서 자연히 내려 받아 지닌 7가지 감 정 중에서 가장 일어나기는 쉽지만 제어하 기는 어려운 것으로 ‘분노’를 거론하며 이 를 억누르는 것에 대한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적당한 분노는 좋은 분발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에는 너무 과한 분노의 발발로 수많은 문제 들을 초래하곤 합니다. 수년 전 전국을 떠 들썩하게 했던 PC방 살인사건 또한 과도 한 분노가 초래한 끔찍한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나 요즈음은 세상에 흉흉하 다 보니 분노에 차 있는 사람들을 참으로 많 이 볼 수 있 고 , 분 노 를 잘 못 참 는 사 람 들 을 두고 ‘분노 조절 장애’가 있다고 표현하 기도합니다. 일상 어디든 분노의 현장들을 쉽게 목격 할 수 있지만, 아마 가장 흔한 곳은 운전자 들끼리 부대끼는 도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평소에는 얌전한 사람도 간혹 운전대만 잡 으면 난데없이 크락션 난타와 난폭한 핸들 질을 통해 내 안에 꿈틀대는 분노 조절 장 애를 여실히 표현하기도 합니다.그런데 이 불치병 같은 분노 조절 장애가 일순간에 치 유의 기적을 맞는 현장이 벌어진 일이 있습 니다. 한 유명 격투기 선수가 소형차를 몰 고 운전하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난폭 운전 을 해가며 계속 그 소형차를 위협했습니다. 급기야는 앞길을 가로막아 차를 세우더니 운전석에서 뛰쳐나와 육두문자를 퍼부으 며 당장 내리라고 다그치며 험악하게 소형 차에 다가갔습니다.그런데 연약한 여성 운 전자가 벌벌 떨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그 조그마한 차 안에서 갑자기 칠척 장신의 험 악한 거한이 등장했습니다. 그러자 중증의 분노 조절 장애는 기적의 치유를 거쳐 어느 새 ‘분노 조절 잘해’로 탈바꿈했다는 일화 입니다. 앞서갈암선생은인간의7가지감정중분 노를 가장 제어하기 힘들다고 역설했는데, 위의 경우에는 어떻게 이처럼 쉽게 제어할 수 있었던 걸까요? 공자님은 『논어(論語)』 에서 이 분노 조절 장애의 특효약에 대해 제 대로 처방하신 바 있습니다.바로 ‘화가 나면 어려움을 생각하라[忿思難]’는 말입니다. 앞서 난폭 운전자 역시 소형차를 상대로 기 세등등 화를 냈지만, 그 차에서 자신을 한주 먹거리로 만들 것 같은 칠척 거한이 등장하 니 당장 눈앞에서 그 거한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을 떠올리며 금방 분노를 제어할 수 있었던겁니다. 사람은살아가면서 참많이도 분노하곤합 니다. 앞서 말했듯 적당한 분노는 때로는 긍 정적인 동기 부여의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과도한 분노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다가 낭패를 보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뜻하지 않 게 분 노 조 절 장 애 에 휩 싸 여 머 리 가 뜨 거 워 질 때면, 나중에 뒷수습할 어려움을 생각하 며 차분히 머리를 식히는 비결을 항상 명심 해야겠습니다.(본 글은한국고전번역원에서 메일링으로보내온글입니다.) /허윤만=한국고전번역원선임연구원 고전산책븣분노조절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