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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홍동면 민간인 희생자 위령비 이곳은 충남 홍성군 홍동면 월현리 산18-2번지로, 집단 학살지인 폐금광이 위치한 산18번지(위령비 뒷편)와 연접한 지점입니다. 이 위령비의 중앙부에서 뒤편(동쪽) 직선으로 약 33m거리의 언덕 위(산 18번지)에는 평평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평평한 부분 중, 큰 도로에서 약 6m정도 북쪽 아래 지점과 위령비 뒤편(동쪽)에서 33m지점과의 교차점에는 일제 강점기에 금광(석산봉 금광)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 금광은 지하 50m이상의 깊이 였으며, 폐광 상태로 물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매몰지점은 비석 후면 도면 참조)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중순, 당시 정국은 극도로 불안하고 사회기강은 땅에 떨어져 매우 혼란하던 시기였습니다. 이 기간중 며칠 밤에 걸쳐 40명 이상의 홍동면 민간인들을 무참히 학살하여, 바로 이곳 폐금광 물 둥덩이에 희생자들을 매몰시켰습니다. 당시 홍동면 민간인 희생지는 이곳 폐금광 터, 홍동초 뒷산, 홍동 모래 천변, 송월리 다리 밑 둠벙 등지로, 민간인 70여 명 넘게 무참히 살해되었습니다. 특히 이곳 금광굴은 가장 많은 40여 명 이상이 집단 학살당했는데, 여기에서 희생되신 분들은 한 분도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습니다. 이곳 암흑의 금광굴 등지에서 무참히 학살당하시고 사랑하는 가족 곁을 떠나신지 무려 72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몇몇 분들은 시신을 수습하고 영혼을 위로해 드렸으나, 대다수 남은 분들은 시신조차 수습해드리지 못한 상태로 그분들의 원혼이 구천을 떠돌고 계십니다. 저희 하버님께서 떠나신 후 어머니께서는 평생을 외기러기로 고난의 삶을 이어 오셨고, 그런 어머님의 큰 은혜로 저희 가족은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어머니, 아버님의 숭고한 희생과 무한한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살기 바쁘고 힘들다는 이유로 무참히 희생되신 아버님들의 뼈아픈 고통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저희 자신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또한 여건히 허락되지 않아 원한의 금광굴을 비롯한 모든 희생자분들을 따뜻한 양지로 모시지 못하는 불효를 부디 용서하여 주십시오. 여러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다른 곳에서 희생되신 부들과 건너편 산 금광굴에 계신 분들을 발굴하지 못하고 여기서 멈추게 되었습니다. 이에 이곳에 위령비를 세움으로써, 훗날 희생자들이 계신 곳을 발굴할 수 있는 기점을 마련한 것은 큰 이미가 있지만, 이 단계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멈춰야 하는 현실이 가슴에 사무칩니다. 훗날 하늘나라에서 아버님들을 뵙고, 감사와 위로의 큰절을 올리겠습니다. "희생자분들이시여! 하늘나라에서 영생 복락을 누리소서." "기억하지 않은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의 이 기록이 지난날 매몰된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우리 고장 홍동면은 물론 전국 110여만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유가족들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여, 불행하고 아픈 과거사가 원만하게 청산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나아가 이 땅에 사랑과 인권, 평화가 더욱 굳건히 뿌리 내리는 작은 등불이 되어 자유민주주의 국가 번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달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성원하여 주신 홍성군 관계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2022. 5.8 (어버이날) 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희생자 홍성군 홍동면 유족회장 이병학, 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희생자 홍성군 유족회장 이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