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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애향에 살고 애족에 숨진 33위의 의로운 넋이 잠들어 누우셨다. 窮鼠齧猫(궁서설묘) 발악으로 집요하게 교착하여 출몰하는 북괴의 패잔병들이 낮이면 산중에 숨었다가 야음을 타서 동리에 내려와 살상과 약탈을 자행하던 6.25동란의 종반 僻陬(벽추)된 고장에서 우군을 기대하기 어려움을 깨달은 면민들은 스스로 뭉치고 발기하여 몽둥이와 지팡이를 夜叉檑(야차뇌)삼고 돌덩이와 육신을 포탄 삼아 용감하게 의의 십자군은 죽음앞에 억세고 침략앞에 굳세었다 귀한 생명을 간성구축에 바친 넋이여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향리수호에 희생한 넋이여 이제 악의 무리는 사라지고 평화의 아침해가 비치는 화산봉 기슭에서 그날의 이야기를 속삭이며 흐르는 저 주자천의 유구한 사록을 듣는가 지금 태평등월을 구가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가슴 가슴에 그대들의 영상이 깊숙하게 아롱져 가시지 않으리니 거룩한지고 그대들의 이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