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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백범 김구선생 환국고유제문(白凡金九先生還國告由文) 대한민국 28년 4월 28일 김구는삼가 맑은 술을 따르고 향을 피워 제사를 올리며 고 최익현선생의 영전에 아룁니다. 우리나라는 하늘의 도움이 없어 뱀과 돼지 같은 침략자에게 잠식되고 중신들은 절의를 지켰으나 기구한 전쟁에 창은 부러지고 강산은 무너져 맹렬한 뜻을 드높게 차오르는데 얼어붙은 이 땅에 돌아오신 영구는 멀리서 불어오는 높은 바람이었습니다. 이루고 패하는 것은 한때의 일이오나 정명한 대의는 천추에 빛납니다. 선생께서 나라와 겨레를 걱정하심이 흩어지지 아니하여 오늘 광복이 되어 민생의 편안함이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스승의 가르침으로 선생을 자나 깨나 잊지 못하였는데 시끄러운 난리에 나라 안팎으로 길이 막히고 지쳐 쓰러질때마다 늘 선생을 생각하며 힘쓰고 항상 격려가 되었습니다. 원수의 무리는 비록 쫓아냈으나 나라에는 근심이 많습니다. 오호 선생이시여 제 정성을 다하여 먼길을 돌아 산소가 가까운 곳에서 산 같이 우러르는 마음으로 조촐하게 진설하였습니다. 비록 관청에서 보낸 제관은 아니오나 정성은 모든 백성의 뜻으로 올립니다. 이후로는 마땅히 국가에서 올리는 제사로 봉행하겠습니다. 흠향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