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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부름에 응하여 스스로 나갔다가 아무런 잘못 없이,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홀연히 모른 채 끌려가 홀연히 돌아오지 못할 넋이 되신 아프고도 서러운 영령들이시어. 그 분노 하늘을 찌르고 구천에 사무치는 원한 어찌 모르리까! 하늘 같이 믿고 의지하던 혈율 잃고 하늘 아래 머리 둘 곳 없던 피붙이가 서툰 글 한 줄 탑에 새겨 바치오니 피보다 붉은 어제의 원한 거두시고 부디 영면에 드시어서 명복을 누리소서. 毘盧法界生死無 (비로법계생사무) 우주의 진리 세계 생사가 따로 없고 歸去來汪如壹事 (귀거래왕여일사) 오가고 나서 죽음 하나로 같나이다 孤魂眞像何處居 (고혼진상하처거) 넋이 되신 그 모습 어드메 계시온지 思慕情念滿溢充 (사모정념만일충) 사모하고 그리운 맘 차고도 넘치는데 何日相逢尊顔相 (하일상봉존안상) 언제나 그 모습 뵈올 날 있으리오 還時本處到來光 (환시본처도래광) 다시 오실 그 때에는 빛이 되어 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