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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봄 매향리는 이름을 잃었습니다. 54년간 이곳의 봄은 매화꽃 향기가 아닌 폭음과 폭연이 가득했습니다. 주민들이 오랫동안 쌓아 올린 노력의 결실로 이름을 다시 찾게 된 지금, 그들에게 매화꽃 향기가 가득 찬 봄을 알리는 정원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포탄이 땅이 남긴 상흔의 한 가운데 피어난 매화나무는 슬픈 과거를 거름 삼아 만발할 봄의 시작을 알립니다. 주민들은 폭흔이 만들어낸 언덕에 누워, 언덕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꽃잎스톨에 앉아 매화나무를 다채롭게 경험하게 될것입니다. 여기, 다시 찾은 들판 위에 매향 가득한 작은 봄을 마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