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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원(䧎園) : 되메우다 54년간 이어진 미군의 폭격으로 인해, 매향리 곳곳에 깊은 구덩이(䧎)가 패였다. 오폭과 불발탄으로 인해 13명이 사망하고, 소음으로 28명이 자살했다. 가끔 쇳덩이 탄피가 슬레이트 지붕을 뚫고 방안으로 떨어지고, 동네 아이들은 자기 팔뚝만한 탄피를 가지고 놀았다. 54년간의 폭격을 상징하는 구덩이는, 이제 푸른 생명을 잉태한 평화의 정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깊게 패인 구덩이를 싱그러운 생명들이 두툼히 되메우는 경관을 통해, 매향리 주민들에게 그동안 참 수고했다는 위로와 치유의 한마디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