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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일이 아닙니다. 종석 등은 산야에 버려진 쓸데없는 존재라서 외국의 일을 상세히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오히려 옛 나라의 신하로서 돌아가신 임금님의 남긴 풍속에 따라서 유교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제 온 세계가 새롭게 되는 떄를 당하여 나라가 있고 없고가 이번 한 차례의 행동에 달려 있습니다. 나라가 없으면서 사는 것은 나라가 있으면서 죽는 것만 못합니다. 치우친 구석에서 스스로 말라죽는 것이 공정하게 듣고 아울러 보는 곳에다 몸을 바치는 것과 어찌 같겠습니까? 울적한 심정을 한번 알려 여러분의 조처를 기다립니다. 우리나라와 평화회의가 열리는 파리 사이는, 바다와 땅이 멀리 떨여져 있고 국경관문에서 막는 것이 엄하고 급하여 발을 싸매고 갈 수가 없고, 급히 소리쳐도 들릴 거리가 아니니, 조석에 달린 목숨은 길에서 엎어져 죽어도 구제받을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이런 생각을 길이 나타낼 희망도 없습니다. 비록 훌륭하신 여러분들의 신성하고 총명함으로서도,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어둡고 답답한 우리 한국의 사정에 생각이 반드시 미치라는 것을 어띠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감이 짧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