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page


59page

巴里長書(파리장서) 하늘이 만물을 낳을 때 반드시 각각의 물건에 능력을 부여했습니다. 작은 것으로는 물고기나 조개나 곤충 들도 모두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되고 나라가 나라답게 되는 것은 진실로 그 자신이나 그 나라를 다스릴 능력에 달린 것입니다. 우리 한국이 비록 작으나 둘레가 3천리이고 인구가 2천만인데 4천년을 지나오도록 능히 우리 한국이 일을 담당해 와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어찌 이웃 나라(일본)가 대신 다스려주는 것을 기다렸겠습니까? 거리가 1천리가 되면 분위기를 같이하지 않고 1백리가 되면 풍속이 같이 하지 않은 것입니다. 저 일본은 우리 한국이 능히 독립할 수 없다고 말하며 저들의 다스리는 방식으로 우리 한국의 풍속에다 덮어씌우지마는 풍속은 갑자기 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른바 일본이 다스린다는 것은 단지 우리나라를 어지럽히는 계기가 될 뿐입니다. 이는 시행해서는 안 되는 것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