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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고이 잠드소서! 그 모든 한 풀고 편히 잠드소서! 무심한 조국 원망일랑 이제 접으시고 화합과 평화의 기틀 다졌으니 진실 규명과 화해를 논하고 늦게나마 이토록 긴 세월 구천을 헤매게 하였습니까? 구천을 떠도는 억울한 영혼이여! 평범하디 평범한 민초 일뿐 서로 아끼고 보살피며 살아가는 내 부모 내 새끼 내 형님 내 동생 그저 민족 분단에 따른 희생자일뿐 당신들은 좌익도 우익도 아니었습니다 구천을 떠도는 억울한 영혼이여! 위령탑을 세웁니다. 학살의 땅 금정면 연보리에 이제야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세기 넘도록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오다 속으로 속으로 삭이며 분노와 슬픔 살아남은 자의 한 또한 그대들 못지않아 이제 고이 잠드소서 구천을 떠도는 억울한 영혼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