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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지등음서대문형무소(與同志等吟西大門刑務所) 동지(同志)들과 함께 읆음 6. 마음 속이 답답할 때 어찌 알맞게도 다행히 어릴 때의 아는 이를 만났도다 시골에 숨은 고사의 슬픈 사연 들으니 농어부의 생계가 울타리에 걸린 듯 하구나 간 밤이 시끄럽도록 온 천지에 올빼미 우니 아주 높은 언덕에는 좋은 바람 따라 오리라 시끄러운 세계에도 뜻은 맑게 가졌지만 다만 세월 따라 사람이 변할까 두렵구나 이하재경시어고양감옥(以下在京時於高陽監獄) 7. 평화로운 장안은 스스로 한가했는데 비바람 몰아친지 십년이 되었구나 오랑캐 피리 시끄러우니 원숭이도 눈물 흘리고 집에선 소식 없고 빈 하늘엔 기러기만 돌아가네 강에서 배타고 ?(?)쓰던 육자(陸子)는 누구더냐 옥중에서 정기(正氣)? 엮는 너는 문산(文山)이었던가 깊은 밤을 앉아서 날 밝기를 기다리는데 설객(薛客)은 아직도 서관(西關)에 머물고 오지 않는구나 8. 성 동쪽의 솔은 비가 개어 모두 새로운데 아직도 잃어버린 이 땅의 봄은 그대로 있구나 흥망은 스스로의 운수에 달려있다고 하지만 험하고 평탄함은 원래 말로인에게 많은 법인가. 왜적과 아첨배기 한데 어울려 지옥 같은데 가까운 이웃들에는 개가 직고 닭도 우는구나 이번의 큰 일은 백성의 떳떳한 일이니 우리들이 말한 참뜻을 잃지 말고 지키세 서대문(西大門) 감옥(監獄)에서 같이 고생한 분들에게 드림 9. 깊숙한 철창(鐵窓) 속에서 날마다 기거(起居)하니 아무리 용서하고자 해도 원통하고 분함이 한결 같구나. 쓰라린 이 고생을 천년 후까지라도 전해서 정다운 얼굴 모두 만나기는 일생에 처음이리라 출입하는 무리들이 짐승도 아니건만 경중(輕重)도 없이 모두 다 잡으려 하는구나 우리들이 원하던 말 서로 닦고 힘써서 나라 위한 경륜(輕綸)을 소홀히 하지말세 서대문(西大門) 감옥(監獄)에 있던 동지(同志)에게 10. 석양에 서쪽의 고궁대(古宮臺)를 바라보다가 아득히 먼 곳으로 잠깐 눈이 뜨이네 밝은 대낮은 헛소리는 메아리도 없으니. 몇 년을 노래로 나타내야 집에 이를꼬 지나간 일 모두가 험하고 놀라워도 빈 궁터에 찾아오니 감격의 눈물이 나네 좋은 징조를 겪는 것은 하늘이 주는 기회이니 천둥이 치고 나면 운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