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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난화 매운 향기를 남기고.. 하루 아침엔 눈이 많이 왔는데 마당에 나오셔서 눈을 쓰시다가 갑자기 쓰러지시더니, 그 길로 반신을 못쓰시고 줄곧 고통을 겪으시다가, 조금 차도가 있으셔서 지팡이를 짚으시고 마당출입 정도는 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자정쯤 되었는데 아버님꼐서 일어나 앉아 계시면서 어머님께 하시는 말씀이 공습경보가 울리는데 창문에 검은 휘창을 내리치라고 말씀하시고 누으시는 것을 보고 잤는데, 이튿날 아침 어머님까 함께 잠에서 꺠어 보니, 언제부터이니 아버님꼐서는 혼수상태에 빠지신 채 말씀 한마디 못하시고 누워 계신 것을 본 순간 너무도 기가 막혀 울음도 안나오던 그 때 생각이 지금도 역력합니다. -중략- 눈을 감고 마지막 숨을 거두실 떄에도 가슴속에선 끊임없이 대한 독립만세를 부르짖으며 잠이 드셨을 것입니다. 한영숙, '아버지 만해의 추억, '나라사랑' 2집, 19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