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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5 이천 이야기보따리 2 영순도 그제야 상황파악을 하고 한손으로 입을 가렸어요. 그 리고는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였어요. 언제 어디서 총칼을 든 일본경찰이 나타날지 모르는 때였어요. 독립이니 패망이니 함 부로 말했다가는 영락없이 잡혀가기 일쑤였죠. 사촌형과 헤어진 영순은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집 으로 돌아왔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독립에 대한 이런저런 계획 을 세우다 밤이 깊어서야 잠이 들었어요. 다음 날 오후, 영순의 집에 열 네 명의 소년들이 모였어요. 모 두 박영순의 후배였고, 대부분 장호원소학교에 다니는 4, 5, 6 학년의 어린 학생들이었어요. 독립군이 꿈인 열네 명의 소년들은 용감하고 빠른 독수리처 럼 어디든지 날아가 독립운동을 하겠다는 각오로 비밀항일단 체인 ‘독수리소년단’을 만들었어요. 독수리소년단은 옛이야기와 우리나라의 역사를 배우고, 위 인전을 읽으면서 함께 독립의 꿈을 키웠어요. 한밤중에 공동묘 지에서 병정놀이를 하며 담력도 키웠어요. 또 독립운동에 필요한 독립자금을 마련하느라 직접 채소를 키워서 팔기도 했어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밭을 일구느라 소 득은 적었어요. 하지만 씨앗을 심고 키우는 동안 독립군이 되 겠다는 독수리소년단의 꿈과 희망도 무럭무럭 자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