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page

12 13 이천 이야기보따리 2 사촌형이었어요. “형! 오랜만이에요. 별 일 없으셨죠?” “나야 별 일 없다만, 너는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고 있 었니?” “우리나라가 일본을 물리치고 독립을 꽃피우는 날이 언제 올 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장호원소학교를 졸업한 지 일 년이나 됐을까요? 그 사이 부 쩍 철이 든 영순의 모습에 사촌형 입가에 미소가 번졌어요. 사 촌형은 한동안 영순을 기특하게 바라보더니 무언가 결심한 듯 귓속말을 건넸어요. “네 뜻이 정 그렇다면 오히려 힘을 내는 게 좋겠다. 일본이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으로 곤혹을 치르느라 패망이 가깝 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어.” 귀기울여 듣던 영순은 화들짝 놀라서 소리쳤어요. “그게 정말이에요? 일본이 곧 망한다고요?” “쉿!” 사촌형은 영순을 진정시키고 빠르게 주변을 살폈어요. “독립군 되겠다는 사람이 입이 그렇게 가벼워서야! 틀림없는 사실이니 입방정 떨지 말고 속으로만 알고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