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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이천 이야기보따리 2 127 “저기 저 길을 따라 오천역 을 지나고 다시 억만리 를 걸으 시오. 억만리 를 다 지나고 바다 같은 복하천이 나오거든 억억다리 를 건너고, 이어서 이천역 을 더 지나가야 하오. 다음엔 끝없이 펼쳐진 벌판이 나오는데, 그 벌판은 효양산 어느 노인의 집 마당인 구만리 뜰 이라오, 그 구만리 뜰 을 다 걷고 나면 건너편에 산이 하나 보이는데 그 산이 바로 효양산 이라오. 에고~ 숨차다!” 노인은 힘이 든 지 손을 내리며 한숨도 길게 내쉬었어요. 얘기를 듣고난 신하는 너무너무 어이가 없었어요. 지금까지 몇 달을 걸어왔는데 아직도 오천 개의 역과 억만리를 지나서 억억 개의 다리를 건넌 다음에 이천 개의 역을 거쳐서 구만리나 되는 벌판을 걸어가야 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어요. “아니 효양산이 그렇게 멀리 있단 말입니까?” 노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또 다시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