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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123 이천 이야기보따리 2 한편,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효양산 산신령은 깊은 고민 에 빠졌어요. 이천 사람들은 옛날부터 아주 부지런하고 농사짓는 솜씨가 좋았어요. 이런 사람들을 몰래 도와주려고 산신령은 논과 밭을 기름지게 해주는 금송아지를 오래전부터 효양산에 살게 했었 지요. 그런 금송아지를 한 사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가져가 다니! 게다가 그런 사람이 왕이라니 괘씸하기 짝이 없었어요. 산신령은 ‘펑’하고 도술을 부려 허름한 백발노인으로 변신했 어요.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걷던 신하와 일행이 피곤에 지쳐 쉬고 있을 때, 허름한 백발노인은 짧은 쇠지팡이를 짚고 비틀거리며 그 앞을 지나갔어요. 신하가 백발노인에게 물었어요. “노인장, 이천의 효양산을 찾아가는 길인데 여기서 얼마나 더 가면 되는지 좀 알려주시오.” 노인은 쪼그려 앉으며 말했어요. “알다마다요. 내가 바로 효양산을 다녀오는 길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