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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3 이천 이야기보따리 2 옛날 옛날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서 한 양엘 가야했습니다. 한양까지는 멀고 먼 길이었지만 말 한 필 도 귀하던 시절이라 사람들은 대부분 걸어서 다녔습니다. 특히 문경새재를 지나면 장원급제한다는 소문이 있어서 많은 선비 들이 이 고개를 넘어서 한양으로 갔습니다. 며칠 동안 고갯길만 오르락내리락하던 선비들은 넓고 평평 한 이천 땅을 밟으며 고단함을 풀곤 했습니다. 지친 몸과 마음 이 쉬어가기 딱 좋은 곳이었지요. 이천 가운데서도 신하리는 조금 특별한 이유로 선비들이 찾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짚신 달린 괴나리봇짐을 멘 한 선비가 신하리 를 지나게 되었어요. 집을 나선지 보름이 넘었 고 사흘 동안 산 고개를 넘느라 기운이 쭉 빠 져서 걸음걸이가 터덜터덜 했어요. 배에선 연신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났어요. 논과 밭이 넓게 펼쳐진 이천 땅을 밟으니 선비는 밥 한 그릇 생각이 간절했어요. “배도 고프고 발바닥에 불이 나는 것 같구나. 아무래도 이 마을에서 하룻밤 묵어가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