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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6 이천 이야기보따리 2 농부가 집을 나선지 한나절이 지나고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 어요. 나래는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문 앞에 앉아서 농부를 기다 리고 있었어요. 사방이 점점 어두워지자 나래는 농부를 찾아 집을 나섰어요. 나래가 마을입구에 다다랐을 때였어요. 개울 옆 언덕 너머로 웬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겠어요? 이런, 산불이었어요! 코를 몇 번 킁킁거리던 나래가 갑자기 크게 짖 으며 언덕 위로 달려갔어요. “멍멍! 멍멍! 으르르 멍멍!” 그곳에는 술에 잔뜩 취한 농부가 쓰러져 있었어요. 불길은 농 부를 향해 올라오고 있었고요. 그대로 두면 불길은 농부를 덮 칠 게 뻔했어요. “멍멍! 멍멍!” 나래는 농부를 깨웠어요. 뺨을 부비고 여기저기 흔들었지만 술에 취해 잠든 농부는 드르렁드르렁 코만 골았어요. 그 사이 에 불길은 점점 거세게 타오르기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