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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75 이천 이야기보따리 2 따뜻한 봄도 일찍 찾아와서 마을은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어요. 그 뒤로 도니울은 해마다 풍년이 들고 가을이면 황금들판이 넘실거리는 풍 요로운 마을이 되었어요. 나는 지금 오백 스무 살쯤 되었고 지금도 도니울 마을에서 살고 있어요. 누구든 도니울 마을에 오면 나를 찾아보 세요. 노란 은행잎과 열매는 얼마든지 나 눠줄게요. 그가 떠나자마자 나도 울음을 뚝 그쳤어요. 마을 사람들이 다시 내 곁으로 모여들었어요. 아이들도 나를 꼭 끌어안았고요. 온몸이 따 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 해 정월 대보름에 마을 사람 들은 내 앞에 정한수 한 그릇을 떠 놓고 다 같이 소원을 빌었어요. 내 가 상장사에게 팔릴 뻔했다는 소식 을 듣고 이웃 마을 사람들은 곡식과 먹을 것을 들고 찾아왔어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굶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