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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1 이천 이야기보따리 2 “돈 필요 없어요. 다시 주면 되잖아요.” “할아버지, 엄마, 아빠, 제발요!” 아이들의 울음과 원성은 점점 커졌어요. 아이들은 어려서부 터 나를 오르내리고, 숨바꼭질을 하고, 그네도 타며 놀았어요. 어른이 되어서도 내 그늘에서 쉬어갔지요. 그러니 나는 아이들 과 어른들 모두의 친구나 마찬가지였어요. 그걸 다 아니까 어른 들도 아무 말 못하고 눈물만 흘렸어요. 그 때 엄마 품에 안겨 있던 아주 어린 아이가 눈물을 닦으며 용기 내 말했어요. “배고프다고 울지 않을 게요. 은행나무를 자르지 마세요.” 그 말을 듣고 나는 아픈 걸 잊었어요. 그 대신 마을 사람들, 특히 아이들을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퍼졌어요. 발목이 아니라 가슴 속 어딘가가 찢어지는 것 같았어요. 그래 서 나도 모르게 아이들처럼 엉엉 울음이 났어요. “으헝 엉엉 우르릉... 으헝 엉엉 콰르릉” 400년 만에 처음으로 울었더니 온 몸이 떨리고 나뭇가지가 흔들렸어요. “ 으헝 엉엉 우르르르릉 으헝 엉엉 콰르르르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