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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이천 이야기보따리 2 63 흉년이 들어서 대보름 잔치를 못 할까봐 그럴까요? 하지만 나는 마을 사람들과 같이 지내는 걸로 충분했어요. 그래서 큰 소리로 말했어요. “괜찮아요. 나는 충분히 행복해요!” 물론 아무도 알아듣지는 못했어요. 때마침 바람이 불어줘서 앙상한 나뭇가지만 힘껏 흔들어 보였을 뿐이죠. 그런데 그때 마을 사람들 뒤에서 어젯밤에 마을로 들어온 그 사람이 나타났어요. 어린 아이들은 낯선 사람이 무서운 지 어 른들 뒤로 몸을 숨겼어요. 그 사람은 뒷짐을 지고 내게 성큼성큼 다가왔어요. 그리고 갑 자기 등 뒤에서 커다란 톱을 꺼내들었어요. 상어처럼 날카롭고 뾰족한 날이 번쩍거리는 톱이었어요. '쓱싹쓱싹 슬근슬근 쓱싹쓱싹 슬근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