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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1 이천 이야기보따리 2 하얀 눈이 내린 어느 날, 들판에 검은 발자국을 내며 어떤 사 람이 마을로 들어왔어요. 그 사람은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아 밤늦도록 무언가를 얘기했어요. 아침이 되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내 곁으로 모였어요. 정월 대보름도 아닌데 마을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할아버지는 두루 마기까지 입고 나왔지요. 할아버지는 나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어요. “은행나무님, 죄송합니다. 아이들을 살려준다 생각하고 우리 를 용서해주기 바랍니다.” 할아버지의 말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도 다같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어요. 갑자기 무엇이 죄송하다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