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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9 이천 이야기보따리 2 중매를 잘 서면 결혼식에 초대도 받고, 좋아하는 술을 석 잔 이나 얻어먹을 수 있었어. 하지만 삼신할머니의 당부를 잊고 거짓말을 너무 많이 보태면 어김없이 난리가 났지. 그런 때는 뺨을 석 대나 맞았다지 뭐야. 그때부터 사람들은 중매쟁이 말을 반은 믿고 반은 안 믿기로 했대. 아무튼 옛날 옛날에 하늘에서 거짓말 석 섬이 세상에 떨어졌 는데, 한 섬은 바람을 타고 흩어졌고, 또 한 섬은 책에 글이 되 어서, 그리고 나머지 한 섬은 중매쟁이의 입을 통해서 온 세상 에 퍼지게 되었다는 옛날옛날 이야기야. 마지막 거짓말 한 섬이 중매쟁이 품에 쏙 안겼어. 중매쟁이는 기분이 좋아져서 싱글벙글 웃었지. 그리고는 하마처럼 입을 쩌 억 벌리더니 거짓말 한 섬을 냠냠 먹기 시작했어. “꿀꺽! 꿀꺽! 꿀꺽!” 거짓말 한 섬을 맛있게 먹은 중매쟁이는 다른 거짓말들처럼 세상을 돌아다니기로 했어. 중매를 서기 위해서 말이야. 물론 예전처럼 삼신할머니의 점지를 받을 수는 없었어. 근데 꿀 꺽거리며 거짓말 한 섬을 다 먹었잖아? 그래서 이쪽 집에 조금, 저쪽 집에 조금 거짓말을 보태가며 중매 서는 일을 계속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