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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1 이천 이야기보따리 2 그런데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요? 독수리소년단이 사는 마을 에는 일본경찰과 친하게 지내는 친일부역자가 있었어요. 겉은 우리나라 사람이지만 속은 꼭 일본사람이었지요. 이 사람은 평 소에 독수리소년단의 정체는 몰랐지만 쪼그맣고 어린애들이 몰려다닌다며 무시하고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항일벽보사건이 났다는 소문을 듣고 이 사람은 제일 먼저 독 수리소년단을 떠올렸어요. 그리고 날이 어두워지자 남몰래 장 호원 주재소를 찾아갔어요. “제가 벽보사건의 주동자들을 압니다. 우리 마을에 꼬맹이들 이 있는데 박영순이 대장역할을 하는 것 같고......” 그는 독수리소년단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고자질을 늘어놨 어요. 밀고였죠. 안 그래도 항일벽보사건으로 약이 바짝 오른 일본 경찰들은 그 사람의 말을 듣자마자 마을로 출동했어요. 하늘도 참 무심하지요? 같은 민족끼리 배신을 할 줄 누가 알 았겠어요? 그것도 이제 막 피어나는 새싹같은 아이들을 말이 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