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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 - 근정전 뒤의 사정문을 들어서면 왕이 정사를 보는 곳인 사정전이 있고 그 동·서 쪽에 만춘전(萬春殿)·천추전이 모두 남향 으로 놓여 있다. 사정전 뒤 향오문(嚮五 門)을 들어서면 정면에 연침(燕寢)인 강녕 전이 있고 그 앞 동서 양쪽에 연생전·경성 전이 있다.강녕전 뒤에는 양의문(兩儀門) 이 있고 문 안에 왕비가 거처하는 교태전 이 있으며 잇대어서 동쪽에 원길헌(元吉 軒)·서쪽에 함광각(含光閣)·동북쪽에 건순 각(健順閣)이 있다. 그 뒤로는 후원이 전개되어 소나무가 우거지고 연못·정자 등이 여기저기 자리 잡고 있다. 흥례문으로부터 이곳까지에는 동서로 낭무(廊廡)가 각 건물을 둘러싸고 있다. 이밖에 궁 서쪽에 수정전이 있고 그 위에 경회루가 있는데 수정전은 의정부 청사로 쓰였던 곳이며, 경회루는 임금과 신하들이 모여 잔치를 베풀던 곳이다. 또한 건춘문과 영추문 안에도 수많은 건물들이 들어차 있었다. 현재 궁내에 남 아 있는 주요건물은 근정문·근정전·사정전· 천추전·수정전·자경전·경회루·재수각·함화 당·향원정·집옥재·선원전 등이며, 복원된 건물은 강녕전·자선당·태원전·광화문 등이 다. 근정전(국보 제223호)은 조선왕조 정 궁의 정전답게 중층의 정면 5칸, 측면 5 칸의 장대한 건물이며 건물의 양식은 조 선 말기에 속하여 세부의 장식적 처리가 두드러진다. 근정문(보물 제812호)은 정면 3칸의 중 층 지붕건물 이다. 근정문 좌우로는 행각 (行閣)이 연결되어 근정전을 둘러싸고 있 다. 경회루(국보 제224호)는 정면 7칸, 측 면 5칸의 장대한 누각 건물로 하층은 네 모진 돌기둥을 세우고 상층에는 사방에 난간을 두르고 나무기둥을 세웠다. 주변에 는 네모난 큰 연못을 파고 우측면에 세 개의 돌다리를 놓았다. 누각 건물로는 현 재 국내에서 제일 큰 규모에 속한다. 향원정은 육각형 평면을 한 정자로 연 못의 한가운데에 있으며 목조구름다리가 연결되어 있다. 자경전(보물 제809호)은 침전건물의 하나인데, 이 건물에는 후원의 담장과 굴뚝에 묘사된 십장생(十長生)무늬 가 특히 주목된다(경복궁자경전십장생굴 뚝, 보물 제810호). 사정전 북쪽에 있는 아미산은 여러 단의 화계(花階)와 그 사이 의 나무·괴석 등이 눈길을 끌며 전체적으 로 사철의 변화에 따른 조화를 보여 주는 한국식 정원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여기에도 봉황·귀면·당초문 등을 새긴 육각 화문(花文) 장식의 굴뚝(경복궁아미 산의굴뚝, 보물 제811호)이 있다. 이밖에 18세기에 만든 바람의 방향과 강도를 측 정하는 기기인 풍기대(風旗臺)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보물 제847호).국립중앙박 물관이 경복궁에 있을 때는 경천사십층석 탑을 비롯한 국보·보물로 지정된 석조물들 이 야외에 전시되어 있었으나 용산에 새 로 지어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대부분 옮 겨져서 현재는 법천사지광국사현묘탑(法泉 寺智光國師玄妙塔) 등 일부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