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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 - 두타산 종소리에 초평지 붕어가 한가로운데 초평저수지는 두타산(頭陀山)[598m]을 끼고 있다. 증평군과 진천군의 경계가 되는 산으로 마치 처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고 하며, 달리 두대산이라고도 한다. 산자락에는 영수사(靈水寺)를 품고 있다. 918년(태조 1) 증통국사가 창건하였으 며 절 뒤쪽에 영천(靈泉)이 있어 붙인 이름이다. 저녁노을이 질 무렵 영수사에서 치는 종소리가 주변 풍광과 어우러진 정취를 ‘두타모종(頭陀暮鐘)’이라 하여 진천 군 상산팔경(常山八景)의 하나로 꼽는다. 화산리 끝자락에서 붉게 물든 저녁노을이 두타산 영수사의 종소리에 부끄러웠 는지, 초평저수지 맑은 물에 얼굴을 살포시 비추어 볼 때 물속에서 한가로운 붕 어 한 마리가 놀랐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알 수 없는 전설의 분위기를 연 출하며 한가로이 노니는 백로 한 마리가 해탈한 듯 저녁 물안개를 피어 올리는 초평저수지와 붉은 저녁노을 사이를 유영하는 장관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백 년의 덕을 쌓은 사람임에 분명하리라. 붕어찜의 본향 초평저수지 주변에는 붕어찜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붕어찜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스무 곳이 넘을 정도로 붕어찜 천국이다. 조선시대 왕실의 보양식으로 언급될 정도로 붕어찜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보양식 가운데 하나이다. 인조, 영조, 효종 때 문헌에도 이 붕어찜에 대한 기록이 여러 번 나오고, 나중 에는 민간에도 널리 퍼졌다고 한다. 1881년(고종 18) 간행된 부녀자의 생활 지침 을 위한 순 한글판 사전 『규합총서(閨閤叢書)』에도 붕어찜에 관한 내용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귀가하는 낚시꾼들에게는 짜릿한 손맛의 여운이 되고, 두타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