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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7 - 빛 바랜 고무신과 해진 옷가지 등 유품들도 눈에 띕니다. 특히 불에 탄 구덩이에서 총살당한 유해 17구가 발견됐습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대전 산내 골령골 유해 발굴. 71년 긴 세월 동안 땅 속에 묻혀 있던 유해 1000여 구가 수습됐습니다. 480여 구는 감식을 마쳤습니다. [박선주/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장 : "얼마만큼 유해가 더 나올지는 모르죠. 그 런 점을 보면 대전 산내가 단일지역으로는 가장 많은 유해가 출토된 곳이긴 하죠."] 지난 2007년 1기 진실화해위원회가 유해 34구만을 수습한 뒤 중단됐던 골령골 유해발 굴. 13년 만인 지난해부터 정부 차원의 조사가 재개됐고, 올해 대규모의 유해가 발굴됐습니 다. 6·25전쟁 당시 학살이 벌어졌던 구덩이입니다. 이곳 산내 골령골에서는 최대 7천여 명의 민간인이 국군과 경찰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민보도연맹원을 비롯해 제주 4·3사건, 여순사건에 연루된 대전형무소 수감자들입니다. 아직 유해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곳의 길이만 약 1km.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인 대전 산내 골령골의 대량 학살이 하나 둘 실체를 드러내고 있 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