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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 - 연방의회에서 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이 '2차대전 발발 75주년' 기념 연설을 했다. 그의 연설문은 나치의 폴란드 침공이 아니라 25년 전 콜 총리 의 '화해의 미사'에 대한 헌사로 시작했다. 그리고 "두 나라의 화해는 기적과 같 은 일"이라며 "미래 세대와 유럽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맺었다. 폴란드·독일 두 나라의 현대사는 반성이 상대의 용서를 이끌어내는 과정의 반 복이다. 1965년 폴란드 천주교계는 '천주교 폴란드 전래 1000주년 기념식'을 준 비하며 서독 종교인에게 초대 서한을 보냈다. 편지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우리가 용서할 테니 우리를 용서해 달라!' 독일 나치의 만행을 용서할 테니 폴란드가 2 차대전 후 독일인을 강제 추방한 것을 용서해 달라는 것이었다. 피해국이 가해국 에 먼저 손을 내민 셈이다. 이 서한은 서독의 여론을 움직였고 1969년 서독 총 리에 취임한 빌리 브란트가 동구 공산권과의 관계 개선을 목표로 한 '동방정책' 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이스라엘-독일 두 나라 대사 "과거사 극복은 기적적인 일" 우리 구트만 주한(駐韓) 이스라엘 대사는 2015년 6월 4일, 서울 용산 독일문화 원에서 열린 독일·이스라엘 수교 50년 기념식 연설에서 "나치 독일은 유대인 600 만 명을 학살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50년 전 두 나라의 역사는 어두웠지만, 50년간 화해했고, 이제 이 화해의 빛으로 미래를 밝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롤프 마파엘 주한 독일 대사는 기념 연설에서 "양국의 과거사 극복은 기적적인 일"이라며 "종종 많은 사람이 우리 관계를 별것 아닌 것처럼 보는데, 1965년 이 전 상황을 보면 지금처럼 우호국이 될 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기적의 시작은 위대한 지도자들의 결단에서 시작됐다"면서 "수교 당시 콘라트 아 데나워 서독 총리와 레비 에쉬콜 이스라엘 총리, 그리고 다비드 벤구리온 초대 총리가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이어 "가해자인 독일의 반성과 피해자인 이스라 엘의 용서가 요원해 보이던 화해를 이뤘다"면서 "이건 정말 기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