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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 열아홉 살 / 귀국 해방 후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고향에 도착 "집에 오니까 마음이 놓여서 그런지 그래가 세상에 석 달을 앓았네. 말라리아인가 뭔가 그거. 하루 아프고 하루 안 아프고 그러는 병. 그때는 죽는다고 그랬다. 그 당시에 뭐 약이 있나. 어머니가 약초를 구해서 먹였어. 엄마가 공을 들이고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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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스물세 살/ 대구 한국전쟁 시 대구로 피난 "집에 돌아왔어도 아직 어리잖아. 그래도 결혼이라든가 남자라든가 이런 거는 생각하기도 싫었더. 한 번은 동네 아줌마 소개로 양복집 아들과 선을 봤는대, 그 남자는 내가 좋았는지 매일 아침 우리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거야. 너무너무 보기 싫었어. 남자라면 진저리가 났더든. 무조건 싫고 징그럽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