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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궁치아사리탑 건봉사에 봉안된 진신 치아사리는 신라시대 자장법사가 선덕왕5(636년)에 중국 오대산에 건너가 문수보살전에 기도끝에 얻은 진신사리 100과 중 일부입니다. 자장법사는 643년에 귀국하여 이 사리들을 5대적멸보궁(통도사, 월정사, 법흥사, 정암사, 봉정암) 등에 나누어 봉안하였습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들어와 1592년(선조25)에 일어난 임진왜란 때 왜군들이 통도사에 난입하여 금강계단에 모셔진 사리를 탈취하여 갔습니다. 그 뒤 1605년 사명대사가 일본에 건너가게 되었는데 그 때 통도사 사리를 되찾아 왔습니다. 사명대사는 이 불사리가 재차 왜적의 침탈 표적이 될 우려가 있으므로 통도사 금강계단을 중수하여 사리를 모시고, 그 가운데 12과를 나누어 맨 처음 의승군을 규합하여 인연이 있는 건봉사에 봉안하였습니다. (석가여래치상탑비) 건봉사에서는 1724년(경종4) 사리탑을 세워 이 진신사리를 다시 봉안하였습니다. 그런데 사명대사에 의해 봉안된 건봉사 진신 치아사리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1986년 6월 사리탑이 도굴되면서 부터입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건봉사는 민통선 안에 위치하여 일반인의 출입이 어려웠고, 그 만큼 관리가 소홀한 틀을 타 전문 도굴범이 사리탑을 열어 사리함과 사리를 절취해 갔습니다. 하지만 이 사리함 및 사리는 도굴범들이 다시 돌려보냄으로써 되찾게 되었습니다. 사리를 훔쳐간 일당들은 절취 후 꿈에서 절에 사리를 돌려보내라며 꾸짖는 부처님의 꿈을 똑같이 며칠 간 계속 꾼 후 결국 사리를 돌려 보낸 것입니다. 그러나 총 12과 중 8과만 회수되었는데, 나머지 4과의 행방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건봉사에서는 1996년 8과 중 3과를 사리탑에 다시 봉안하였으며, 나머지 5과는 일반신도들이 친견할 수 있도록 사리함을 별도로 만들어 종무소안 염불원에 모셔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