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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아햐 가는 경성(하)-조선이 다이러타. 동아일보, 1923.3.8) 어찌 경성만이 이러하리오. 조선이 모두 그러하도다. 보라 부산은 어떠하며 대구는 어떠하며 대전.평양.신의주는 어떠하고 다시 진남포.제물포.군산.목포.마산.원산.청진.성진의 각처는 어떠한가. 그 평지의 살기 좋은 곳과 그 시가의 장사하기 좋은 곳은 누가 차지하였으며 그 양명하고 광대하며 번창하고 활기 있는 집은 누가 점령하였는가. 조선 사람이 살기는 사는도다. 그러나 그 양명한 집에 사는 것이 아니라 왜소한 누옥에 그 생을 붙이고 살아가며, 조선 사람이 장사를 하기는 하는도다. 그러나 그 살기 좋고 왕래가 편리한 지점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편벽한 한 모퉁이에서 겨우 담배장사가 아니며 술장사로써 그 생명을 유지하여 가는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