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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암(勉菴) 동상 앞에서 - 지선 최만희 칠갑산 능선 공원에 산바람 충의 향기 솔솔한데 면암 선생은 좌대 높이 앉아 동해를 건너 보신다. 한 맺힌 조국의 깃발로 살아 숨쉬며 지금도 밤낮없이 저 창공을 노엽게 주시하심이여! 마지막 피를 토하며 외치신 말씀 "어찌 원수의 밥을 먹고 더 살기를 바라랴" 먹구름을 찢는 님의 그 절규 비바람에 씻기며 굽이굽이 아득한데 숨가쁜 역사들이 철없이 저버릴까 두려워 산새도 나도 목 놓아 울었습니다. 솔, 솔잎마다 천 년 한을 매달고 여기 의연히 앉아 홀로 저어 가는 자유여, 평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