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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 거대한 천연 암벽에 2구의 불상을 우람하게 새겼는데, 머리 위에는 돌갓을 얹어 토속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자연석을 그대로 이용한 까닭에 신체 비율이 맞지않아 굉장히 거대한 느낌이 든다. 이런 점에서 불성보다는 세속적인 특징이 잘 나타나는 지방화된 불상이다. 왼쪽의 둥근 갓을 쓴 원립불은 목이 원통형이고 두손은 감슴앞에서 연꽃을 쥐고 있다. 오른쪽의 4각형 갓을 쓴 방림불은 합장한 손모양이 다를 뿐 신체조각은 왼쪽 불상과 같다. 지방민의 구전에 의하면, 둥근 갓의 불상은 남상(男像), 모난 갓을 불상은 여상(女像)이라 한다. 고려 선종이 자식이 없어 원신궁주까지 맞이했지만, 여전히 왕자가 없었다. 이것은 못내 걱정하던 궁주가 어느날 꿈을 꾸었는데, 두 도승이 나타나 '우리는 장지산 남쪽 기슭에 있는 바위 틈에 사는 사람들이다. 매우 시장하니 먹을 것을 달라'고 하고는 사라져 버렸다. 꿈을 깬 궁주가 하도 이상하여 왕께 아뢰었더니 왕은 곧 사람을 장지산에 보내에 알아 오게 하였는데, 장지산 아래에 큰 바위 둘이 나란히 서 있다고 보고하였다. 왕은 즉시 이 바위에다 두 도승을 새기게하여 절을 짓고 불공을 드렸는데, 그 해에 왕자인 한산후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이 불상들은 고려시대 조각으로 우수한 편은 아니지만, 탄생설화가 있는 점 등을 미루어 볼때 고려시대 지방화된 불상양식을 연구하는 귀중한 예로 높이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