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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평화론 서 대저 합하면 성공하고 흩어지면 패망한다는 것은 만고(萬古)의 정한 이치이다. 지금 세계는 동서반구로 나뉘어 있고, 인종도 각각 달라 서로 경쟁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의 병기 연구와 같은 것은 농업이나 상업보다 심하니, 새로운 발명인 기관총, 비행선, 잠수함이 모두 사람을 상하게 하고 사물을 해치는 기계이다. 청년들을 훈련시켜 전쟁터로 몰아넣어 무수한 귀중한 생명을 희생물처럼 버리고, 피가 냇물을 이루고 인육이 땅에 널려 있는 날이 그치지 않는다.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거늘 밝은 세상에 이 무슨 광경이란 말인가. 말과 생각이 이에 미치면 뼈가 시리고 마음이 서늘해진다. 그 본말을 따져 보면, 예로부터 동양 민족은 다만 문학에만 힘쓰고 자기 나라만 조심스레 지켰을 뿐 전혀유럽의 좁은 땅이라도 침탈하지 않았음은 오대주의 사람이나 짐승, 초목까지 다 알고 있는 바인데, 가까이 수백 년 이래로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도덕적인 마음을 까맣게 잊고 날로 무력을 일삼으며 경쟁심을 양성하는 것이 조금도 거리낌이 없는 중에, 러시아가 더욱 극심하였다. 그 난폭한 행위와 잔학함이 서유럽과 동아시아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니, 죄악이 차고 넘쳐 신과 인간이 모두 노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하늘이 한번 기회를 주어 동해 가운데 작은 섬나라 일본으로 하여금 이러한 강대국 서리사를 일거에 만주 대륙에서 타도하였으니, 누가 능히 이런 일을 헤아렸겠는